▲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시사위크 = 이미정 기자] 석유화학업계가 침체의 늪을 지나고 있다. 지속된 경기침체로 부진한 실적 흐름을 보인 석유화학업체들은 일찌감치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선 모습이다.

그런데 일부 회사들은 실적 부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오너일가에게 고액 배당을 챙겨줘 빈축을 사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이하 금호석화)도 논란의 주인공 중 하나다. 

◇ 오너일가에 110억원대 배당 이익

금호석화가 오너일가에게 고액의 배당 이익과 연봉을 챙겨줘 도마 위에 오르내리고 있다.

금호석화는 지난해 420억원대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342억원으로 2012년 대비 40% 감소했고, 매출액도 5조1,321억원으로 12.8% 줄어들었다. 한 마디로, ‘부진한 경영 성적표’을 내놓은 셈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도 금호석화는 고배당 정책을 그대로 고수했다. 지난 2월 금호석화는 보통주 1주당 1,500원, 우선주 1주당 1,550원의 현금 결산배당을 결정했다. 배당금 총액은 419억9,914만원에 달했다.

박찬구 회장 등 오너일가는 이번 배당으로 100억원대의 배당 수익을 올렸다.

금호석화는 특수관계인의 지분이 24.19%에 이른다. 박찬구 회장이 지분 6.67%, 박 회장의 아들 박준경 상무보는 7.17%, 박 회장의 딸인 박주형 씨는 0.36%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외에 박찬구 회장의 형인 박정구 전 회장의 장남인 박철완 상무보가 지분 10%로 오너 일가 중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이 가진 주식 수를 토대로 배당 수익을 따져보면, 박철완 상무보는 45억7,017만원, 박찬구 회장은 30억4,645만원, 박준경 부장이 32억7,468만원, 박주형 씨가 1억6,254만원을 챙겼다. 오너 일가가 받은 배당금만 110억5,000만원에 이른다. 

업계에선 전년 대비 배당금액은 낮아졌지만, 실적 악화를 고려하면 여전히 과도한 수준이라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2012년 1,26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을 때, 금호석화는 총 559억4,800만원의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그런데 회사의 오너 사랑(?)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있다. 박찬구 회장은 부진한 경영성과에도 화학업계 ‘연봉킹’의 자리에 올랐다. 박 회장이 지난해 받은 보수는 42억4,100만원에 달했다. 박 회장은 급여와 상여금으로 각각 24억1,900만원, 18억2,200만원을 받았다. 

이는 화학업계 1위인 LG화학의 박진수 부회장 연봉이 13억6,000만원에 그친 점과 비교된다. LG화학은 지난해 23조원을 넘는 매출을 올리고 1조7,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실현했다.

이에 대해 금호석화는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예전부터 주주가치 환원을 위한 배당 정책을 실현해왔다”며 “전년 보다는 배당금액을 축소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오너의 연봉과 배당금을 바라보는 따가운 시선에 대해선 “갖가지 구설수로 여론이 안 좋은 것은 알고 있다”며 “조금만 더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한편 금호석화는 박찬구 회장이 형인 박삼구 아시아나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면서 몇 년간 오너리스크에 시달려왔다. 일각에선 금호석화의 실적악화를 두고, 박찬구 회장이 형제와의 분쟁에만 몰두한 탓에 정작 경영상 문제는 등한시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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