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시사위크=정소현 기자] 최근 재계 관계자들의 이목을 끌만한 ‘인사’ 소식이 알려져 화제다. 주인공은 다름 아닌,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의 차남인 박재원 부장. 박재원 부장은 두산인프라코어 소속으로, 최근 차장에서 부장으로 승진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그런데 정작 외부에서 관심을 집중한 것은 박재원 부장의 승진 배경이다. ‘차장’ 자리에 오른 지 불과 6개월만에 ‘부장’으로 승진하면서 오너 자제에 대한 특혜성 인사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실제 상당수 재벌가 자제들이 별다른 경영성과도 없이 수개월, 혹은 2~3년만에 고위간부로 초고속 승진하는 사례들이 어렵지 않게 목격되면서 박재원 부장 역시 같은 사례 아니냐는 시선이 조심스럽게 불거졌다. 게다가 박재원 부장은 올해 29세로, 부장이란 직함을 달기엔 너무 어린 나이 아니냐는 지적도 이 같은 의혹에 무게를 싣는 배경이 됐다.

이에 대해 두산인프라코어 측은 자사의 인사방침을 이해하지 못한 데 따른, ‘오해’라는 설명이다.

실제 본지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는 다른 기업들과 달리 ‘승진연한’이 정해져 있지 않다. 예컨대 차장에서 부장으로 승진하기까지 필요한 최소 기간(연한)이 정해져 있지 않은 것이다. 다만, 미래기대치가 인정되고, 담당영역이 넓어지는 등 성장가능성이 인정되면 승진이 가능하다. 다른 기업들처럼 ‘성과’나 ‘기간’이 아니라 ‘미래기대치’가 승진 기준인 셈이다.

박재원 부장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박재원 부장은 현재 두산인프라코어 기획조정실 미래전략팀을 이끌고 있다. 올해 초 미래전략팀이 신설되면서 이 팀의 ‘팀장’을 맡았다. 당시 과장이었던 박재원 부장은 미래전략팀을 맡게 되면서 ‘차장’으로 승진했다. 당시만 해도 팀원은 5~6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회사의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미래전략팀이 회사 내에서 중요도가 커지면서 조직 규모도 확대되기 시작했다. TFT(테스크포스팀) 조직이 생겼고, 부․차장급 인력도 6명으로 늘었다. 여기에 외부컨설팅 업체까지 합류했다. 조직확대 개편으로 인해 팀 규모도 커지고 팀의 업무범위도 확대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차장 직급으로 팀내 부장급 조직원들을 통솔할 수는 없을 터. 결국 박재원 부장에 대한 승진은 팀에 대한 가중치가 반영된 결과인 셈이다.

두산인프라코어 홍보실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지난 1일 정기인사에서 박재원 차장이 부장으로 승진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박재원 부장이 이끌고 있는 팀(미래전략팀)이 규모가 커지고 팀에 대한 가중치가 커지면서 그에 걸맞는 직책으로 승진한 경우다. 그것이 두산인프라코어의 인사방침이다. 때문에 회사 입장에선 박재원 부장이 6개월만에 승진한 사례가 이례적인 것이 아니다. 항간에 제기되고 있는 재벌가 오너 자제에 대한 특혜거나, 초고속 승진과는 거리가 멀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박재원 부장은 미국 뉴욕대를 졸업하고 보스턴컨설팅그룹을 거쳐 지난해 두산인프라코어 과장으로 입사했다. 신성장동력 등 회사의 큰 밑그림을 그리는 미래전략팀을 맡아 이끌면서 경영수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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