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동작을과 수원 영통(정)의 7.30 재보선 여론조사 결과. <출처 :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25일부터 진행되는 7.30재보선 사전투표를 앞두고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24일 까지 야권연대가 이루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당초 새정치연합과 정의당의 야권연대는 21일을 골든타임으로 봤다. 재보선 투표용지가 인쇄되는 시점이 21일로 그 전에 야권 단일후보가 추대될 경우 투표용지에 이름이 인쇄되지 않아 유권자의 혼란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22일 까지도 새정치연합과 정의당은 야권연대를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에 ‘골든타임’을 넘긴 야권은 사전투표 전날인 24일을 사실상 마지노선으로 보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당대 당 차원에서 야권연대는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후보들 간의 개인적인 협상은 가능하다’며 후보들 차원의 연대 가능성은 열어 놓은 상태다. 반면 정의당은 야권연대 불발의 책임은 새정치연합에 있음을 강조하며 연일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 21일 후보들의 투표용지 인쇄가 끝나 추후 야권연대가 이뤄지더라도 투표용지에 후보자가 사퇴하더라도 이름이 그대로 실린다.
◇ 진퇴양난 새정치연합, 당 차원의 연대는 어렵지만 후보들 차원에서는 가능.

야권연대가 지지부진한데에는 새정치연합의 공천갈등과 무관하지 않다. 새정치연합은 권은희 후보를 광주 광산을에 전략공천하면서 광주 경선에 출마할 예정이었던 기동민 후보를 서울 동작을에 전략공천 했다. 이 과정에서 서울 동작을 출마에 뜻이 있던 금태섭 전 대변인과 허동준 전 지역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돼 큰 내홍을 겪었다.

새정치연합이 정의당과 당 차원에서 야권연대를 논의할 경우, 노회찬 후보가 출마한 동작을이나 천호선 후보가 출마한 수원영통(정) 둘 중 하나의 지역구를 정의당에 양보할 수밖에 없다. 당 내에서도 ‘무리한 공천’이라는 비판이 있는 가운데 정의당에 지역을 양보하는 것은 사실상 전략공천을 철회한 것과 다름없기 때문에 새정치연합의 입장에서 당대 당 차원의 연대는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새정치연합 주승용 사무총장은 “후보 단일화는 중앙당 차원보다 캠프차원에서 검토가 되어야 할 문제”라고 말해 당 차원을 떠나 후보들끼리 개인적인 단일화를 내심 기대하는 눈치다.

반면 정의당은 새정치연합의 태도에 연일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심상정 원내대표는 “새정치연합은 후보에게, 후보는 대표들에게, 핑퐁게임을 주고받고 있다. 이건 대단히 무책임하고 진정성 없는 얘기”라며 “정의당은 모욕감도 감수해가면서 뿌리치는 손 잡기위해서 최선을 다했다. 나머지는 새정치연합의 몫”이라고 날을 세웠다.  

◇ 아직 반전 가능성 남아 있어...

야권의 힘겨루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골든타임은 넘겼지만, 후보들 사이에 새누리당 후보의 당선을 막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어 야권후보 단일화에 급물살을 탈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기 김포에 출마한 김두관 후보는 “시민사회에서 적극 나서주고 일반 시민들이 동의한다면 야권연대를 못할 이유는 없다”며 “시민들이 정부 여당의 독선에 대해 경고의 의미로 그렇게 함께 하는 것에 동의한다면 못할 이유는 없다”고 말해 후보들끼리의 연대 가능성을 비췄다.

특히 현재까지 여론조사에 따르면 정의당 노회찬 후보가 출마한 동작을과 천호선 후보가 출마한 수원영통의 경우 야권 후보들끼리 단일화가 없다면 새누리당 후보의 독주가 예상되고 있다. 동작을의 경우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41.6%)의 지지율은 새정치연합의 기동민 후보(17.2%)와 정의당 노회찬(14.5%) 후보를 합친 것보다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원 영통에서도 새누리당 임태희 후보의 지지율은 37.7%로 새정치연합 박광온 후보(24.4%)와 정의당 천호선 후보(16.35%)를 크게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야권 단일화에 성공했다는 가정하에 양자 대결을 펼칠 경우, 동작을과 수원영통에서 야권이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서울 동작을에 출마한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는 새정치연합과 정의당의 야권연대를 비난했다. 나 후보는 “선거 때마다 나오는 단일화가 과연 한국 정치에 좋은 일인지 유권자에게 도움이 되는 일인지 안타깝다”며 “단일화는 유권자의 신성한 권리에 대한 모독”이라고 비판했다.

이 밖에 세월호 참사의 최종 책임자였던 유병언의 시체가 발견돼 국민적 관심이 모여 있어 재보선의 큰 변수로 떠올랐다. 일각에서는 야권연대가 이루어진다고 해도 이를 유권자들에게 24일 사전투표까지 적극적으로 홍보할 시간이 촉박해 큰 실익이 없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의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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