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KL.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카지노 운영 공기업 GKL(그랜드코리아레저)에서 20억원 규모의 횡령 미수사건이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다행히 횡령은 미수에 그쳤지만, 도덕불감증과 내부관리 부실이 여실히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한탕’을 시도한 것은 GKL 차장급 직원인 박모(46) 씨다. 그는 지난 7월 18일 회사 금고에서 20억원짜리 수표를 빼돌려 현금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거액의 수표를 현금화하는 것에 의심을 품은 은행 직원이 GKL 측에 전화를 걸어 확인을 요청했고, 박씨의 횡령 시도가 탄로 났다.

박씨는 즉시 달아났지만, 몇 시간 뒤 경찰에 자수했다. 경찰은 박씨를 불구속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고, GKL은 박씨에 대해 면직 처분을 내렸다.

박씨는 주식투자 실패로 적잖은 채무가 있었으며, 회사 직원들에게 거액의 돈을 빌리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박씨는 특혜 시비가 제기됐던 GKL 부산 지역 영업장 선정 입찰을 총괄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박씨의 횡령 시도는 실패했다. 하지만 GKL은 도덕불감증과 내부관리 부실이라는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내게 됐다. 특히 박씨의 횡령은 그 수법이 매우 단순했고, 금세 들통 났다. 만약 그가 조금 더 치밀한 수법을 준비했다면 횡령은 성공했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더구나 GKL은 한국관광공사의 자회사이자 공기업이다. 또한 외국인을 상대로 카지노를 운영하며 많은 현금을 벌어들인다. 그만큼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 철저한 내부관리가 요구된다.

GKL이 이번 횡령 미수사건을 단순히 개인의 일탈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반성과 개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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