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1년 중국 백통그룹의 제주도 휴양단지 개발에 대한 7,000만달러 투자신고식 현장. 사진은 해당 기사와 관련이 없음.
[시사위크=신승훈 기자] 최근 들어 황사만큼이나 빠르게 우리나라에 상륙하는 것이 있다. 중국의 거대 자본 ‘차이나머니’가 바로 그것이다. 2005년 중국은 산업고도화 정책을 시행한 이후 급격한 경제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은 이제 한 발 더 나아가 중국화폐인 위안화를 기축통화로 만들기 위한 국제화에 돌입한 상태다. 현재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해외투자액을 기록하고 있을 만큼 전 세계적으로 큰 손이 됐다. 최근 몇 년간 중국의 투자액은 홍콩, 미국, 한국 순일정도로 국내 산업, 부동산, 증시 등 여러 분야에 중국 자본이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 차이나머니가 한국시장에 매력을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

◆투자와 영주권 목적의 부동산

최근 중국인들의 제주도 땅 매입에 관련된 이슈가 연일 쏟아지고 있을 만큼 중국은 ‘제주도 앓이’ 중이다. 중국의 기업들은 제주도에 관광단지조성과 헬스타운 건설에 각각 1조 이상의 돈을 투입하고 있다. 또 리조트 카지노 등의 건설을 위해 막대한 토지를 구매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개개인들도 제주도 주택 매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인들에게 제주도가 매력적인 이유는 중국과 한국의 지리적 근접성에 있다. 자주 왕복할 수 있다는 점이 구매 의욕을 부추기는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영주권 획득과 투자 목적 등이 꼽힌다. 제주도는 ‘투자이민제도’를 통해 외국인 자본을 유치하고 있다. ‘투자이민제도’는  외국인이 5억원 이상 부동산에 투자할 경우 F-2 비자를 발급하고 이후 5년간 부동산 소유를 유지하면 영주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코트라 관계자는 “중국에서 부동산은 국가 소유로, 본인 소유라고 하기에는 제한이 많고, 단기 수익에 그칠 수밖에 없다”며 “반면, 한국 부동산을 구매하면 완전하게 자신의 소유가 되기 때문에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고, 자녀에게 상속도 가능하다는 점이 중국인들에게는 큰 메리트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술력 갖춘 국내 기업

중국 기업들은 IT·반도체 등 국내 기업들의 높은 기술력과 세계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인식하고 인수와 투자를 통해 영향력을 높여가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높은 수준의 생산력을 보인 반도체 생산업체인 동부하이텍에 최근 다수의 중국 반도체 업체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또 우리나라의 높은 스마트폰 기술을 부러워하는 중국 IT업체들은 팬택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게임 산업에도 중국 기업들의 투자는 뻗쳐 있다. 한국 게임업체들은 한류에 힘입어 중국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두면서 중국 기업들의 투자가 늘고 있다. 카카오 지분 10%를 인수해 큰 이익을 올렸던 중국 인터넷기업 텐센트는 CJ게임즈에 5,300억원을 투자하는 등 한국 기업 인수에 열을 올리고 있다. 텐센트는 이전에 한국 게임을 중국에 유통해 연 매출 1조원의 수익을 내기도 했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중국 기업은 한국에서 성공한 게임은 중국에서도 통한다고 생각 한다”고 전했다.

리우띠엔쉰 중국 투자촉진사무국 국장은 “한국 고기술사업에 대한 지분투자 및 중국 동반진출이 유망한 협력모델”이라며 한국 투자 이유를 밝혔다.

▲ 중국의 활발한 경제성장으로 위안화는 기조통화 자리를 넘보고 있다.
◆국내 증시 최대 외국 투자처

국내 증시에도 중국 자본이 물밀듯 몰리고 있다. 중국 자본은 올 초 한국 증시 1조9,000억원을 순매수해 미국을 넘어 최대 외국 투자처가 됐다. 중국의 순매수 총 누적 금액은 10조4,000억에 달한다. 이처럼 중국 자본이 국내 증시에 몰리는 이유는 다양하다. 중국의 급격한 경제발전으로 중국 투자자들의 자본투자욕구 증가와 중국 정부의 자본 시장 개혁으로 해외투자 장려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 중국 내에서 시행중인 부패척결정책으로 인해 자본가들이 재산 분산을 위해 해외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안유화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은 과거, 주로 선진국 위주로 투자를 해 왔으나 금리와 수익률이 낮아 2010년 들어서부터 아시아 자산으로의 투자 규모를 늘리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아시아 자본 시장 중 한국이 비교적 제도가 검증되고 안정된 시장이라 한국자본시장으로 투자규모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앞으로도 이런 추세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차이나머니의 국내 유입에는 빛과 그림자가 명확히 존재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차이나머니가 대거 국내로 유입되면 침체된 자본시장의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문제는 중국 투자자들이 국내에 투자하는 만큼 국내 경기가 중국 경기 흐름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와 기업들이 중국 자본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차이나머니를 현명하게 이용하는 방안을 빨리 찾아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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