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우승준 기자] 올해 희귀난치성 질환 중 하나인 ‘루게릭병’(근위축성 측삭 경화증) 환자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아이스버킷 챌린지’가 뜨거운 조명을 받았다.

루게릭병과 같은 희귀난치성 질환은 치료하기 어렵고, 의료비에 대한 부담도 상당하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희귀난치성질환에 대해 환자가 부담하는 ‘본인부담액 비중’을 낮추는 ‘본인일부부담금 산정특례제도’를 적용하고 있다.

현재 질병관리본부는 약 6,000종의 달하는 희귀질환 중 1,000여 개의 질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9일 최동익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질병관리본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398개의 질환은 산정특례에 포함돼 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120개 질환은 질병코드 자체가 없어 해당 환자가 얼마나 발생하는지 확인이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체 희귀난치성질환자 468만 명 중 산정특례에 포함되지 못한 환자는 427만 명으로 91%에 달했다.

▲ 2013년도 희귀난치성질환 산정특례 적용 및 진료 현황표. <출처=최동익의원실>
반면 희귀난치성 질환이 산정특례에 포함돼 있어도 치명적인 문제가 있다. ‘비급여’ 부분이다. 비급여는 건강보험에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에 환자가 전액 부담해야 한다.

최동익의원실이 지난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희귀난치성질환 관련 진료비 확인심사를 청구한 656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1인당 평균 비급여액은 340만 원으로 나타났다.

1인당 평균 비급여금액 구간별로는 ▲1인당 평균 비급여액이 1,000만 원 이상인 희귀난치성질환자는(25명, 3.8%) 1인당 평균 1,457만 원의 비급여 부담 ▲1인당 평균 비급여액이 1,000만 원에서 500만 원인 희귀난치성질환자(103명, 15.4%)는 1인당 평균 690만원 ▲500만원에서 100만 원인 희귀난치성질환자(437명, 66.8%)는 1인당 평균 253만 원의 비급여를 부담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 2013년도 희귀난치성질환 관련 진료비 확인신청 현황표. <출처=최동익의원실>
최동익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고액의 진료비가 드는 질환에 대해 의료비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정책 취지에 대해서는 공감한다”며 “그러나 특정질환만을 선택하여 지원해주는 정책은 건강보험의 원칙에도 위배되고 비효율적일 뿐 아니라 비인도적이다. 같은 희귀난치성질환인데도 어떤 질환은 대폭 지원해주면서 다른 질환들은 지원해주지 않는다면 당연히 불공평하게 느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정질환을 선택해서 보장성을 강화하거나 지원을 많이 해주는 정책보다는 국민들의 소득수준과 부담해야 하는 실질적인 의료비를 고려하여 지원하는 정책이 활성화되도록 개선해야 한다”며 “아직 질병코드가 없는 희귀난치성질환에 대해 코드를 부여해 국내의 정확한 희귀난치성질환자의 진료규모를 분석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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