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철수계가 새정치민주연합 조직강화특별위원회의 지역위원장 선정을 앞두고 ‘5대5 정신’을 내세워 세력 확대에 나섰다. 구민주당과 합당 이후 7개월여 동안 두 번의 선거를 치르는 사이 사실상 전멸을 맞은 안철수계로선 지역위원장 지분 확보가 실패로 돌아갈 경우 공존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위기가 곧 기회가 될 수 있을까. 몰락의 길을 걷던 안철수계가 회심의 반격에 나섰다. 새정치민주연합 조직강화특별위원회(이하 조강특위)의 본격 활동을 앞두고 ‘5대5 정신’을 다시금 꺼내들었다. 당초 안철수 신당과 구민주당은 합당을 추진하면서 5대5 지분을 약속했다. 이에 따라 조강특위가 지역위원장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5대5 비율이 맞춰지지 않을 경우 탈당도 불사한다는 게 안철수계 원외 인사들의 속내다.

◇ ‘공존’과 ‘탈당’ 갈림길 선 안철수계 

오는 15일 첫 회의를 시작으로 지역위원장 선정 작업에 착수하는 조강특위는 늦어도 11월 중순에 작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번 조강특위는 과거 일부 지역위원장만 선정했던 것과 달리 전국 246곳 지역위원장을 모두 임명한다는 점에서 당 안팎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3월 안철수 신당과 구민주당이 합당하면서 기존 위원장들이 전부 해촉됐던 것. 사실상 새정치민주연합의 ‘새판짜기’는 이제부터가 시작인 셈이다.

향후 조강특위가 임명할 지역위원장은 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대의원 선정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친다. 결국 지역위원장 분배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차기 당권은 물론 총선 공천과 대선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 계파별 셈법이 복잡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안철수계는 절박한 심정이다. 합당 이후 7개월여 동안 두 번의 선거를 치렀지만 안철수계는 당내 경선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지난 6·4지방선거에서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전략공천으로 윤장현 광주시장을 챙기지 않았다면 안철수계는 전멸했다. 사정이 그렇다보니 안철수계는 원외 인사가 대다수를 차지한다. ‘현역’인 송호창 의원을 제외하면 당내 안철수계 역시 전무한 상황이다.

▲ 안철수 전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지난 7·30재보선 이후 사실상 개국공신으로 꼽혔던 금태섭 변호사와 거리를 두고 있다. 당초 금 변호사는 조강특위 위원으로 물망에 올랐으나 안 전 대표의 반대로 무산되고, 대신 송호창 의원이 안철수계 몫으로 합류됐다.
때문에 안철수계 원외 인사들은 조강특위의 지역위원장 선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에 지분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더 이상 기회는 없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하다. 현역 국회의원이 지역위원장을 겸직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해도 그 외 지역엔 “안철수계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나아가 이들은 당초 약속한 ‘5대5 정신’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당에 남아있을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피력하기도 했다. 안철수계의 명운이 구민주당과의 공존 여부로 확대된 형국이다.

◇ 안철수 반대로 금태섭 대신 송호창 합류

위기감이 커지면서 안 전 대표에 대한 계파의 불만도 적지 않다는 후문이다. 지역위원장 인선을 위해서라도 안 전 대표가 비대위에 참여했어야 했다는 지적에서다. 앞서 안 전 대표는 문희상 비대위원장의 비대위 합류 요청에 “지금 저로선 비대위에 참여해 다시 당을 이끌어 가겠다고 나설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고사했다.

여기에 조강특위 구성 비율도 안철수계의 불만을 샀다. 조강특위 15명 가운데 안철수계는 송호창 의원만이 위원으로 포함됐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 10일 조정식 사무총장을 위원장을 필두로 강창일 중앙당윤리위원장과 김영주·김태년·남인순·변재일·송호창·오영식·유은혜·윤관석·이언주·이윤석·장하나·주승용 의원, 허성무 전 경남 정무부지사를 위원으로 구성했다. 당내 최대 주주로 꼽히는 친노계와 범친노에 속하는 정세균계, 이와 달리 비친노 진영에 선 김한길계, 손학규계, 박지원계가 고루 이름을 올렸다. 각 계파에서 지분 확보에 뛰어든 만큼 안철수계의 5대5 비율은 희망사항으로 끝날 가능성이 적지 않다.

한편, 안철수계는 조강특위에서 금태섭 변호사가 배제된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복수의 당 관계자에 따르면, 당초 비상대책위원회는 안 전 대표 측 인사들로부터 금 변호사를 추천받아 안철수계를 대표하는 조강특위 위원으로 내정했으나 안 전 대표의 반대에 부딪혀 송 의원으로 교체됐다. 안 전 대표는 박영선 전 비대위원장이 금 변호사에게 비대위원직을 제안했을 당시에도 “비대위원에서 빼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선 금 변호사가 ‘팽’ 당한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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