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정계성 기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오는 22일 취임 100일을 맞는다. 지난 7.14전당대회를 통해 새누리당 당대표로 선출된 김무성 대표는 100일이라는 짧은 기간에 성공적으로 당을 장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역대 가장 강력한 여당대표’라는 비교적 후한 점수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여전한 여권 내 계파갈등과 공천 문제 등 “본 게임은 아직 시작도 안했다”며 평가를 유보하기도 한다. 지나온 시간보다 앞으로 넘어야할 시간이 김 대표에게 더 중요한 ‘시험대’라는 것이다.

▲ 당 대표 취임 100일을 앞두고 김무성 대표가 취재진과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7.14 전당대회에서 친박계 서청원 의원을 비교적 큰 차이로 누르고 당대표에 선출된 김 대표는 취임일성으로 ‘수평적 당·청관계’와 ‘보수혁신’을 내걸었다. 그간 박근혜 리더십에 의존했던 새누리당은 김 대표를 주축으로 7.30재보선을 완승으로 이끌면서 청와대와 별개의 독자노선을 걷기 시작했다. 사실상 청와대와 여당의 중간통로 역할에 그쳤던 당대표의 위상을 확립했다는 평가다. 또 풍부한 당직자 경험을 살려 중앙당 혁신을 추진하면서 정치권 안팎에서 후한 점수를 얻기도 했다.

무엇보다 김 대표의 핵심기구라고 볼 수 있는 보수혁신위원회에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를 임명한 것도 화제였다. 대표 취임 전까지만 해도 여권 내 차기 대권주자 지지율 1위는 김 전 지사였다. 김 대표가 대권행보를 시작한다면 가장 강력한 경쟁자는 김 전 지사일 것이 분명하다. 때문에 김 전 지사의 혁신위원장 선임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3수 4수 이상을 내다본 수”라는 호평이 나왔다.

◇ 평가하기에는 일러, '본 게임은 지금부터...'

하지만 김 대표의 행보에는 아직 넘어야할 난관이 적지 않다. 당 조직정비와 공천개혁 등 굵직한 사안이 남아있고 개헌을 둘러싼 청와대와의 관계도 심상찮다. 김 대표의 리더십을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것이다. 당 내 일각에서 “아직 본 게임은 시작도 안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현재 조직강화특별위원회를 설립하고 조직정비를 앞두고 있는 새누리당은 폭풍전야 상태다. 홍문종 의원이 사무총장 시절 임명했던 당협위원장들이 대거 교체된다는 설이 돌면서 친박계가 반발하고 있다. 김 대표 측은 “더 이상 친박·친이는 없다. 공정한 인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조강특위에 친박계가 소외되면서 불만을 드러냈다. 친박계의 한 핵심 관계자는 “상향식 공천이나 오픈 프라이머리를 한다면 당협위원장이 아무래도 유리한데, 총선을 앞두고 미리 당협위원장에 자기 사람을 심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 김무성 대표의 취임일성이었던 수평적 당청관계는 여전히 진행중이다. 특히 새누리당 당 조직개편과 관련해 친박계와의 갈등이 예상되고 있어 김 대표가 넘어야할 난관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청와대와의 관계 설정도 여전히 문제다. 앞서 김 대표는 중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개헌 논의가 봇물을 이룰텐데, 이를 막을 길은 없을 것”이라며 개헌론의 불씨를 지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김 대표가 큰 그림을 그리며 본격적인 독자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하루만에 “대통령에게 죄송하다”며 번복하면서 ‘개헌 해프닝’이라는 비아냥까지 나왔다. 정치권에서는 “여전히 당·청 관계가 수평이 아닌 수직적 아니냐”는 의심이 나왔다.  김 대표가 강조했던 수평적 당·청 관계 설정은 아직 멀었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공무원 연금개혁과 공기업 개혁 등 굵직한 현안 문제 해결도 중요 과제다. 김 대표가 대권주자로 꼽히긴 하지만 아직 확실한 ‘대세 이미지’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공무원 연금 등 핵심 현안에 김 대표가 어떻게 처리할 지에 따라 그 위상이 달라질 것이란 전망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당 조직개편과 굵직한 현안들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국민적 공감대를 끌어낼 수 있으면 여권의 대선주자로 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 대표 이전까지만 해도 대권주자에 이름을 올리기 어려웠던 김 대표는 현재 여권 내 차기 대권후보 1순위로 지지도가 수직 상승했다. 앞으로 남은 시간동안 산적한 난관들을 어떻게 넘으며 큰 그림을 그릴지, 김 대표의 취임 100일을 앞두고 정치권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