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가 열린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회의실에서 인사말하는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
[시사위크=신승훈 기자] 홍기택 산업은행지주 회장이 국정감사에서 진땀을 뺐다. 세월호 관련 부실대출과 중소기업에 비해 대기업에 편향된 신용대출 지원 등으로 국회의원들에게 비난성 질문을 받은 탓이다.

21일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산업은행은 지난 4월 있었던 세월호 참사에 대한 책임론에 직면했다.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에게 기업 감정평가 없이 대출을 해준 점에 대해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 청해진해운에 부실대출, “세월호 사고 책임 없는가”

국회 정무위원회가 21일 여의도 산업은행 회의실에서 진행한 국정감사에서 이상규 통합진보당 의원은 산업은행이 감정평가 없이 청해진해운에게 80억원의 부실대출을 해준 사실을 지적했다.

이상규 의원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청해진해운에 대한 대출을 2012년 10월에 이미 진행했지만, 감정평가는 4달 후인 2013년 1월말에 실행했다. 이 의원은 “불법 증축에 들어갈 돈을 대출해주면서 왜 담당자는 대출 전 감정평가를 했다고 거짓말을 했는가”라며 홍기택 회장에게 질문을 던졌다.

이에 홍 회장은 “감정평가 이전에 이뤄진 세월호 구입자금 대출은 선박 대출 관행에 따른 것”이라며 “배 값 80억 원을 대출하고 감정평가가 이뤄진 이후 증축비용 20억 원을 지급했다”고 답했다.

그러자 이 의원은 “그걸 관행이라고 하는거냐”며 “세월호 사고에 대한 책임이 없는가”라고 홍 회장을 질타했다.

◇ 대기업 위주 금융지원 도마 위 올라

홍 회장의 좌불안석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편향적인 기업 금융지원으로 의원들의 비판을 피하지 못한 것이다.

 

이상직 의원이 산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 ‘대기업·중견기업·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공급실적’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지난 3년간 중소기업보다 대기업에 4배 이상의 투자를 했고, 대출기간도 대기업이 중소기업보다 2년 더 긴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은행은 총 지원금액 58조2,000억원 중 대기업에는 45조6,000억원(34%), 중소기업에는 34조원(27.4%)을 지원했다. 이 가운데 대기업은 71.1%가 대출, 28.5%가 투자였으나, 중소기업에 대한 투자비율은 7.4%에 그쳤다.

일각에서는 환율 변동에 대해 다양한 대비책 마련이 가능한 대기업에 비해 온몸으로 위기감을 체감할 수 밖에 없는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이러한 산업은행의 대기업 위주 금융지원에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 의원은 “산업은행이 얼마나 대기업 중심의 금융지원을 하고 있는지 이러한 통계들이 말해주고 있다”며 “통합산은 출범을 앞두고 산은이 정책금융기관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라도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산업은행은 지난해 STX그룹과 금호아시아나그룹 구조조정에 따라 올해 수익목표 도달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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