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경기 성남 한국토지주택공사 본사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참석한 이재영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시사위크=신승훈 기자] 140조원대 부채로 공기업 부채규모 1위의 불명예를 얻은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LH)는 이재영 사장 취임 이후 부채와의 전쟁을 시작해 올 상반기 약 5조원 가량의 부채를 탕감하는 등 긍정적인 미래를 그려 왔다. 하지만 최근 자산 헐값매각을 비롯해 직원 자녀들에게 학자금 무상지원으로 126억원을 쓰는 등 방만한 태도가 잇달아 드러나며 다시금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 비축 토지 ‘헐값매각’ 논란
 
LH는 천문학적 금액의 부채감축을 위해 최근 3년간 총 217건의 토지를 매각해 5,600여억 원을 현금화 했다. 이 가운데 약 20%에 달하는 41건은 매입가보다도 낮은 가격에 자산을 처분해 ‘헐값매각’ 논란이 일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태흠 새누리당 의원이 27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LH가 지난 2011년 이후 매각한 비축 토지는 총 217건으로, 388만㎡를 5,684억원에 매각했으며 매입가를 기준으로 782억원의 차익을 얻었다.

이 중 176건은 매입가 보다 가격이 올라 총 895억원의 매각차익이 생겼지만, 41건 12만 5,000㎡는 매입가 보다 오히려 낮은 가격에 팔아 113억원의 손실을 입은 것이다.

또한 이렇게 매각한 토지는 보유기간이 5년도 안 된 경우가 68건으로 전체토지의 30%를 상회해 장기 개발수요에 대비 할 목적으로 매입․보유해 온 ‘비축토지’의 취지가 무색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아울러 이는 정부가 강조한 공기업의 공익성과도 동떨어진 행위라는 지적도 나온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월 기획재정부 등의 업무보고에서 “기능 조정이나 부채 감축 과정에서 자산매각이 필요한 경우 공공기관의 자산은 국민의 세금으로 취득한 것이기 때문에 제 값을 받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 LH 준공 아파트 중 32%가 하자 발생… 직원은 억대 연봉

LH는 천문학적인 부채규모에도 제 식구 챙기기에 급급한 모습이 드러나 방만 경영이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조사한 ‘공기업 30곳의 2009년~2013년 5년 간 학자금 지원 현황’에 따르면 LH는 직원 자녀들의 학자금으로 126억원을 무상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일각에서는 140조원대의 금융부채를 떠안고 있는 공기업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만연하다.

▲ 한국토지주택공사(LH).

LH의 방만 경영은 이 뿐만이 아니다. 현재 대외적으로는 부채규모 줄이기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로 비춰지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성과에 비해 터무니없이 많은 임금을 수령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 매체에 따르면 LH가 준공한 전국의 아파트에서 최근 5년 동안 발생한 하자건수는 5만6,000여건으로 매년 높아져 올해 32%의 하자 발생비율을 보였다.

사정이 이렇지만 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은 6,574만원이었고, 임직원의 2.6%인 156명은 억대 연봉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공익을 위해 노력해야 할 공기업들이 낮은 생산성에 비해 고수입을 얻는 것이 부당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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