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 박근혜 대통령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관저에서 반 총장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시사위크=우승준 기자] 친박계 의원들이 주축을 이룬 ‘국가경쟁력강화포럼’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출마 가능성’이 집중 조명됐다. 뚜렷한 차기 대권 후보가 없는 친박계에서 반 총장의 대선 출마 가능성을 집중 조명한 데 대해 정치권에서는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29일 새누리당 내 친박 의원들은 ‘2017년 대권지형 전망’이라는 주제로 ‘국가경쟁력강화포럼’을 개최했다. 포럼의 강연자로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이택수 대표가 맡았다.

강연자로 나선 이택수 대표는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과 정당지지율 여론조사 결과 등을 위주로 ‘차기 대선 지지도 판세 분석’ 결과를 발표했으나, 포럼의 대부분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출마 가능성’ 언급에 급급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날 이 대표는 “반 총장이 대구·경북 지역 및 새누리당 지지층에서 지지도가 높다”고 설명하며, 반 총장이 대선 출마 시 새누리당 후보로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친박계에서 포럼을 준비하며 ‘반 총장의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 집중 조명한 배경에는 ‘반기문 대세론’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8월 한길리서치는 반 총장을 포함한 대선 후보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반 총장은 여야의 두 잠룡인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보다 월등히 높은 지지율을 이끌어낸 바 있다. ‘반기문 대세론’이란 신조어가 등장한 배경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

◇ 김무성 견제론 등 해석 분분

임기 2년을 바라보는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기반인 친박계가 포럼을 통해 차기 대권후보를 언급한 부분에 대해 정치권을 포함한 여론에서는 다양한 분석을 쏟아내고 있다. 이 중 ‘정권재창출’과 ‘김무성 견제론’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우선 정치권 안팎에서는 포럼을 진행한 친박계의 속내엔 ‘정권재창출’이 담겨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반 총장을 제외한 대선 후보 지지율은 야권의 대선 후보인 박원순 시장이 ‘대세’이기 때문이다. 리얼미터가 지난 20일부터 24일간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500명을 대상으로 대선후보 지지율을 물은 결과, 박 시장은 20.6%로, 같은 당 김 대표는 12.8%로 조사됐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 ±2.0%p).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지 않자 친박계는 ‘반 총장 차기 대선 가능성’을 꺼내 정권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다른 시각으로는 같은 당 내 차기 대선 후보로 꼽히는 김무성 대표를 중심으로 한 비박계가 당 장악에 팔을 뻗자 친박계가 이를 견제함과 동시에, 다른 줄서기를 할 조짐을 비춘 것이라는 분석이다. 공교롭게도 친박계의 포럼은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에서 2015년도 예산안 관련 시정연설을 끝나자마자 곧바로 진행됐다. 이날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타 매체를 통해 “당·청갈등을 빚은 김 대표가 박 대통령과 ‘화해 무드’를 원할 것”이라며 “김 대표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쏠리는 것을 친박계가 막는 것 아니겠느냐”고 전한 바 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는 포럼 총괄 간사인 유기준 의원을 포함해 서청원 최고위원과 홍문종 의원, 안홍준 의원 등 친박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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