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정치민주연합이 내년 2월로 예정된 전국대의원대회의 ‘룰’을 정할 준비위원회를 구성한 결과, 선임된 20명의 전대준비위원들 가운데 7명이 친노로 분류되면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와 함께 정세균계에서 전대준비위원으로 4명이 선임되면서 양측 계파의 팽팽한 경쟁이 예고됐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총성 없는 전쟁이 시작됐다. 새정치민주연합은 10일 당무위원회를 열어 내년 2월로 예정된 전국대의원대회의 ‘룰’을 정할 준비위원회 구성을 마무리했다. 사실상 이들의 손에 계파의 운명이 달린 만큼 차기 당권 쟁취를 위한 계파 간 물밑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선임된 준비위원들이 속한 계파 분석에 열을 올리는 이유다.

현재로선 전대준비위원 20명에 대한 선임 평가는 ‘안정적’으로 평가된다. 실제 당 지도부에서도 성별, 선수별, 지역별, 계파별로 골고루 안배했다고 자부했다. 자칫 분란의 계기가 될 수 있는 계파 안배에 주류 세력으로 꼽히는 친노계는 물론 정세균계, 손학규계, 김근태계, 박지원계, 김한길계 등 다양한 계파가 협상 테이블에 앉게 되면서 한 고비는 넘긴 모양새다.

◇ 친노계 35% 차지… 문재인, 전대 출마 고민 중

관건은 친노계의 활약상이다. 전대준비위원 20명이 속한 계파를 분석한 결과, 친노계로 분류되는 인사가 5명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재선의 김현미·윤호중 의원과 초선의 배재정·전해철·진선미 의원이 문재인 비상대책위원의 든든한 우군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 비대위원은 전대 출마 여부와 관련해 “고민 중”이라고 밝혔으나 그의 출마는 기정사실화된 분위기다.

여기에 김근태계로 불리는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소속 인사 4명 가운데 재선의 이목희 의원과 초선의 윤관석 의원이 범친노로 알려진 만큼 친노계는 총 7명이 참여하게 됐다. 친노계가 전대준비위원회의 35%를 차지하는 셈이다.

▲ 현재 문재인, 박지원, 정세균 비상대책위원의 전대 출마가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박지원계의 전대준비위원 비율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나 귀추가 주목된다.
전체에서 35%는 높은 비율이지만, 친노를 제외하면 사실상 비노라는 점을 고려할 때 도리어 낮은 비율이 될 수도 있다. 당장 정세균계가 친노계의 당권 사수를 위협하고 있다. 전대준비위원회를 이끌 위원장으로 선임된 4선의 김성곤 의원을 비롯해 재선의 김상희 의원, 초선의 김성주·이원욱 의원 등 4명(20%)이 정세균계로 분류된다.

다만, 김성곤 의원이 위원장으로서 역할을 다하기 위해 ‘공정’과 ‘화합’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계파의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적다는 점에서 힘이 다소 빠진다. 그가 위원장으로 선임된 것도 계파색이 옅고 중도 성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정세균계에 이어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계파는 손학규계다. 손학규 전 상임고문은 지난 7·30재보선에서 수원병에 출마했다 낙선한 이후 돌연 정계은퇴를 선언하고 전남 강진에서 칩거 중이다. 계파 수장의 공석에도 불구하고 당내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3선의 조정식 의원은 전대준비위원회 총괄본부장에 선임됐다. 조 의원과 함께 초선의 전정희·최원식 의원 등 3명(15%)이 위원으로 활동하게 된다. 

◇ ‘수장’ 없는 손학규계의 약진, 박지원계 미약

정치권과 거리를 두고 있는 손 전 고문과 달리 전대 출마가 유력시되는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의 지지기반은 약하다. 재선의 김영록 의원 1명을(5%) 제외하곤 박지원계로 부를 인사가 눈에 띄지 않는다. 중도로 분류된 황인철 전 청와대 통치사료비서관이 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라 박 비대위원에게 힘을 보탤 가능성은 높다. 황 전 비서관은 1997년 대선 당시 김대중 후보 대선기획단 홍보팀장을 맡아 대선 승리에 기여했고, 김대중 정부 출범 이후에는 국가정보원 대북업무를 맡은 바 있다.

이외 4명의 전대준비위원은 친노계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부위원장에 선임된 3선의 이상민 의원은 대표적 중도파이나 비노 성향이 강하다. 그는 친노 패권주의 배격을 내건 ‘구당구국’ 모임의 일원이다.

이 의원과 함께 같은 부위원장에 오른 3선의 최규성 의원은 민평련 소속이다. 아울러 초선의 홍의락 의원도 민평련 소속이다. 두 사람은 계파 색채가 약하다. 전대준비위원으로 함께 활동할 민평련 소속 이목희 의원과 윤관석 의원이 범친노로 분류된 것과 사뭇 다른 행보다. 실제 민평련은 중도적 색채가 강하나 사안에 따라 이합집산이 활발하다. 비노의 상징 김한길계는 재선의 정성호 의원이 유일한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