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안보수장이 중국의 사이버 공격의 위험성을 공식 인정하고 나서면서 주목된다. 앞서 미국은 중국산 노트북과 네트워크 장비에 대해 사실상의 금수조치에 들어가면서 사이버 냉전을 이어오고 있어, 추가적인 갈등이 예상된다. <사진=APㆍ신화/뉴시스>
[시사위크=김민성 기자] 마이클 로저스 미국 국가안보국(NSA) 국장 겸 미군 사이버사령부 사령관이 “중국이 사이버 공격으로 미국의 전력망 가동을 중단시킬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20일(현지시간) 미국 하원 정보위원회 청문회 출석한 로저스 국장은 “적대국들이 미국을 상대로 정기적으로 전자전을 점검해왔으며, 화학설비부터 발전소까지 산업시설에 대해 사이버 공격을 할 수 있는 수준에 달했다”고 밝혔다.

중국과 북한 등의 적대국으로부터 미국이 사이버 공격을 받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널리 알려졌으나, 국가안보를 책임지는 수장이 공식적으로 확인한 것은 최초다.

그는 이어 “냉전 시대 핵 능력을 갖춘 국가가 소수였을 때나 핵 공격을 간파해 보복 공격에 늦지 않게 누구의 소행인지 알 수가 있었지만 사이버 공격자들은 쉽게 위장할 수 있다”며 “사이버 공격은 단지 시간문제이고 극적인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로저스 국장의 이날 발언은 최근 미국의 언론에서 ‘중국 정부 해커들이 미국 전력망과 기반시설 체계에서 정보를 빼내고 있다’ 보도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중국의 사이버 전쟁 위험은 앞서도 수차례 언급된 바 있다. 이에 미국은 지난해 중국산 IT장비를 도입할 경우 FBI(연방수사국)의 사전 승인을 받도록 하면서 사실상의 금수조치를 감행하기도 했다. 중국의 대미 수출품 중 레노버 노트북을 비롯해 화웨이의 네트워트 장비에 ‘트로이의 목마’와 같은 해킹 하드웨어가 숨겨져 있다는 이유다.

또 올해 6월 미국은 IBM의 x86과 같은 저가서버 사업부를 레노버에 매각에 제동을 걸기도 했다. 레노버의 x86서버의 보안상 우려를 제기한 것이다. 중국은 당시 미국의 이 같은 태도를 비난하며 각을 세우기도 했다.

이 같은 중국과 미국간의 사이버 냉전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 안보의 수장이 중국발 해킹의 위험성을 공식 인정하면서 사태는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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