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현회 LG그룹 사장(왼쪽)과 조준호 MC사업본부장(오른쪽).
[시사위크=신승훈 기자] LG그룹이 지주회사인 ㈜LG를 포함해 LG전자·LG화학·LG디스플레이·LG이노텍·LGCNS 등 주요 계열사의 최고경영자(CEO)와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임원 인사에서 눈여겨볼 점은 조준호 ㈜LG 대표이사 사장과 하현회 LG전자 HE(홈엔터테인먼트) 사장이 서로 자리를 맞바꿨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LG 임원들의 맞트레이드가 향후 LG의 사업 전략을 암시하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 휴대폰 사업부로 다시 돌아온 ‘북미통’ 조준호 사장

우선 스마트폰 사업을 맡아온 박종석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 사장이 건강 문제로 본부장직에서 물러나 LG전자 최고기술자문역(CTA)을 맡게 되면서 조준호 ㈜LG 사장이 그 후임으로 가게 됐다.

애초 LG는 박종석 MC 사장이 G3를 비롯한 G시리즈를 성공시키며 북미 시장을 공략하는데 지대한 공을 세운 점을 인정해 연임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박 사장이 건강 문제로 물러나면서 고민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업계에서는 과거 휴대폰 시장에서 큰 성과를 달성 조 사장이 스마트폰 사업을 이끌 적임자라는 말이 돌았던 만큼 이번 인사가 적절한 선택이었다는 평가다.

조 사장은 과거 2001년부터 6년간 LG전자 정보통신사업부문 전략담당과 북미사업부장을 맡아 3위에 처져있던 LG의 휴대전화 점유율을 1위까지 끌어올리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인물이다. 2008년부터는 ㈜LG에서 LG 주력사업의 시장선도 기반 구축과 차세대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역할을 수행했고, 이후 이후 2009년 최연소로 지주사인 ㈜LG 대표이사로 발탁돼 구본무 LG그룹 회장을 보좌해왔다.

LG관계자는 “조 사장을 LG전자 MC사업본부장으로 투입한 것은 LG의 핵심사업인 스마트폰 사업이 이제 세계수준의 기술 경쟁력을 확보한 것에 더해 글로벌 모바일 시장에서 고객 니즈에 보다 예민하게 대응하고 브랜드 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설명했다.

◇ 새로운 먹거리 발굴 임무 맡은 하현회 ㈜LG 사장

조준석 사장이 맡고 있던 ㈜LG 사장은 하현회 LG전자 HE사장이 이어받게 됐다. 하 사장의 이번 이동은 강력한 실행력을 바탕으로 시장선도를 가속화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데 적임자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하 사장은 회장실 구조조정본부와 LG디스플레이, ㈜LG 시너지팀 등에서 근무해 계열사 간 협력이 필요한 사업분야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지원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하 사장은 도전적인 성향을 가진 야전 스타일로 HE사장을 맡기 전 ㈜LG시너지팀을 이끌었다. 그는 시너지팀장 당시 북미시장 연착륙에 성공한 G3의 전신인 G2로 LG스마트폰의 첫 성공작이란 평을 끌어냈고, 최근 LG가 세계 최초로 출시한 초고화질(UHD)급 OLED TV, 신성장 동력의 하나로 평가받는 전기차 부품 등을 주도하며 인정받았다.

구본무 회장이 하 사장에게 ㈜LG를 맡긴 것은 이처럼 적극적으로 새로운 먹거리를 개척해 시장을 주도하는 기업으로 발돋움 하겠다는 뜻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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