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우승준 기자] 주부 A(35)씨는 이제 막 젖니가 올라 온 자녀 입 속에 ‘충치’가 생겨 속이 상할 대로 상했다. A씨는 자녀가 단 것을 좋아하지 않고, 칫솔질도 열심히 했기 때문에 ‘충치’에 대한 걱정은 사실상 하고 있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A씨 마음을 철렁이게 하는 일이 발생했다. 자녀 앞니에 4개의 충치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급한 마음에 A씨는 치과로 신속히 발걸음을 옮겼다.

A씨에 사례와 관련해 지난 2010년 대한치위생과교수협의회와 충치예방연구회 초청으로 방한한 핀란드 투르크대 에바 소더링 박사는 “생후 33개월 미만의 영·유아에게 생긴 충치균의 90%는 엄마에게서 옮는 것”이라고 밝혀 여론의 관심을 집중시킨 바 있다.

에바 소더링 박사에 따르면, 성인들 입 안에는 무수히 많은 세균들이 살고 있고 이 중 ‘뮤탄스 균(세균)’이 충치를 일으킨다.

아이에게 충치를 옮기는 뮤탄스 균은 흔히 음식물 섭취 후 찌꺼기를 분해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대부분의 아이들의 경우, 이가 없는 상태로 태어나기 때문에 충치가 발생했다면 대부분 부모 입을 통해 감염되는 셈이다.

특히 구강 내 오래된 보철물(틀니, 크라운, 임플란트 등)이 있을 경우, 뮤탄스 균이 더 많이 번식한다. 처음에는 보철물과 잇몸경계부위에 틈이 없도록 잘 맞춰서 제작되지만 자연스런 노화현상으로 인해 잇몸이 퇴축되면, 벌어진 사이로 음식물 찌꺼기들이 남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용석 네모치과병원 대표원장은 “(아이들과의) 입맞춤은 가급적 피하고, 엄마 입으로 음식을 씹어서 아이에게 먹이지 않을 것”을 권유했다. 그는 이어 “고무 젖꼭지가 막혔을 때 부모 입으로 빨아서 뚫거나, 이유식을 맛보고 그 수저로 다시 먹이는 등의 행동은 삼가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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