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정소현 기자] 금호석유화학(이하 금호석화)이 중국 충칭공장을 철수할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업황 침체 등이 원인으로 꼽히지만, 업계에서는 중국 현지에 대한 정확한 사전 분석없이 무작정 진출했다가 큰 코 다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많다.

◇ 생산성 떨어지고 수익악화… 결국 철수 결정

회사 측에 따르면 금호석화는 충칭공장에서 손을 떼고 철수한다. 현재 중국 공장에는 현지 업계 관계자들과 일부 직원만 남고 기존 상주 인원들은 거의 귀국한 상태다.

충칭공장은 금호석화가 지난 2007년 12월 ‘불용성 유황’을 생산하기 위해 중국 충칭시에 설립한 공장이다. 당시 금호석화는 ‘선쩐아인스화공 유한공사’와 불용성 유황 생산을 위한 공장 설립 계약을 체결하고 합자회사인 ‘금호석화충칭유한공사’를 설립했다.

당시 금호석화는 전체 투자금액인 4,000만 달러 중 65%인 2,600만 달러를 투자했으며, 2011년 공장이 완공되면서 연산 1만톤의 불용성 유황 생산을 목표로 가동에 들어갔다.

금호석화가 충칭공장을 통해 생산하려고 했던 ‘불용성 유황’은 주로 타이어 원료로 사용되는데, 현재 국내 타이어 업체들은 이를 모두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불용성 유황은 썬전하인스 유한공사를 비롯한 전 세계 소수의 업체만이 제조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기술 확보가 어려운 고수익 사업기술이다. 하지만 충칭공장을 통해 아시아 1위이자 세계 2위의 불용성 유황 생산능력을 보유하고자 했던 금호석화의 꿈은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

충칭공장은 출발부터 난관을 겪었다. 2007년 12월 공장 설립 계약을 체결할 당시만 해도 2009년 완공을 계획했지만, 2008년 착공에 들어가 2011년 공장을 완공했다. 이후로도 순탄치 않았다. 충칭공장에서 생산해낸 불용성 유황이 목표했던 품질기준에 도달하지 못하면서 공장 완공 이후 시운전만 실시하고 본격적인 상용 생산은 미뤄져 왔다. 여기에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에 따른 업황 침체까지 겹치면서 충칭공장은 결국 문을 닫게 될 처지에 놓였다.

일각에서는 당시 금호석화가 중국 시장에 대한 사전 분석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전공 분야가 아닌 불용성 유황을 주력제품으로 삼았던 것이 실패의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금호석화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충칭공장 철수는 사실”이라면서 “일부 직원만을 남겨두고 모두 철수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철수를 결정하게 된 배경은 업황이 침체된 때문도 있지만, 무엇보다 생산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면서 “목표한 품질에 다다르기 위해 쏟아붓는 비용 대비, 효율(생산성)이 너무 떨어져 이 같은 결정을 하게 됐다. 불용성 유황은 매우 난이도가 필요한 기술인데, 중국 쪽 파트너가 해당 기술을 갖고 있어 시도했던 사업이다. 현재 충칭공장에 대한 매각 등 처리방안을 다각도로 검토중이다”라고 설명했다.

금호석화가 충칭 공장에서 철수를 결정하면서 중국내 생산기지는 선양, 르자오, 상하이, 난징 등 4곳으로 축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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