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한양행이 업계 최고 매출에도 기부금은 상대적으로 적어 빈축을 사고 있다.
[시사위크=신승훈 기자] 1926년 설립돼 올해로 88세에 접어든 명실상부 국내 1등 제약사 유한양행이 매출액은 가장 높은 반면, 연구개발비와 기부금 지출액수는 경쟁업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드러나 세간의 빈축을 사고 있다.

◇ 매출 1조원 달성 눈앞에도 연구비ㆍ기부금은 줄어

유한양행은 국내 제약사 중 최초로 매출 1조원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지난해 연매출 9,436억원을 달성한 유한양행은 지난 3분기까지의 누적 매출이 지난해 동기대비 9.3% 증가한 7,460억원을 기록했다. 이로써 올해 업계 최초로 연매출 1조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유한양행의 매출 실적은 좋아지고 있지만, 거둬들인 수익에 비해 기부금과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는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10대 제약사는 올 3분기까지 총 75억3,500만원을 기부금으로 지출했다. 이 금액은 지난해 3분기까지의 73억7,300만원과 비슷한 규모로 2011년 42억2,600만원보다 80% 가까이 오른 것이다.

그러나 유한양행의 기부금 액수는 큰 폭으로 줄었다. 2010년 52억원, 2011년 35억원을 기부하며 가장 많은 기부를 행했으나, 2012년과 2103년에는 약 6억원에 그치며 이전에 비해 확연히 ‘짠’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유한양행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최대주주인 유한재단이 유한양행의 기부금과는 별도로 다양한 사회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 유한양행 본사.
◇ 사내유보금은 증가, 연구개발비는 제자리 걸음

유한양행의 유보금과 매출액은 매년 큰 폭으로 늘어나는 추세지만, 연구개발비에 대한 투자는 늘지 않아 매출액에서 연구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년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한양행의 유보금은 2010년 1조525억원에서 2014년 1조2,382억원으로 17.6%가 늘었다. 현재 유한양행의 유보금은 제약사 중 최대 규모다.

반면 유한양행의 연구개발비 비중은 해마다 줄고 있다. 2011년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7% 이상이었으나, 2012년 6.1%, 2013년 6%, 2014년 1분기에는 5.4%로 계속해서 감소했다.

이에 대해 유한양행 관계자는 “연구개발비의 절대금액은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며 “매출이 많이 늘다 보니 매출액에 대한 연구개발비 비율이 줄어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연구개발비는 임상비용이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현재 유한양행의 신약 임상개발은 초기단계에 있는 경우가 많아 비용이 크지 않은 것”이라며 “앞으로 임상 3~4단계로 진행되면 연구개발비는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외에도 유한양행은 상품을 직접 제조·판매한 실적을 일컫는 ‘제품매출’ 비중이 37.5%에 그쳐 10대 제약사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제품매출 비중 37.5%는 타 제약사들의 절반정도 수준으로 업계 1위 명성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기록이다.

유한양행의 매출 중 절반 이상이 다국적 제약사 제품을 수입·판매해 얻은 것이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업계를 선도해야할 1위 제약사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상품이 아닌 대부분의 매출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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