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F리테일 홍석조 회장 장남 홍정국 실장, 입사 1년반만에 상무 승진

▲ 홍석조 BGF리테일 회장 장남인 홍정국 씨는 입사 1년반만에 상무로 승진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시사위크=정소현 기자]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의 최근 정기인사를 두고 뒷말이 적지 않다. 홍석조 BGF리테일 회장의 장남인 홍정국 경영혁신실장이 ‘상무’로 승진해서다. BGF리테일 측은 “회사에 기여한 바가 컸기 때문”이라는 설명이지만, 외부에선 서른 둘 나이에 상무 자리에 오른, 오너 아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 32세 상무님, 경영검증 ‘글쎄?’

BGF리테일은 15일 ‘2015년 정기인사 및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주목할 점은 홍석조 BGF리테일 회장의 장남인 홍정국 씨의 승진이다. 경영혁신지원실장인 홍정국 씨는 이번 인사에서 ‘상무’로 승진했다. 지난해 6월 입사했으니, 무려 1년반만의 승진이다. BGF리테일 역시 ‘오너 자제들의 초고속 승진’ 공식을 답습했다는 지적이 쏟아지는 이유다.

홍정국 신임 상무는 1982년생으로 올해 만 32세다. 또래 남성들이라면 대기업 대리 혹은 과장 직급 정도의 나이다. 하지만 홍정국 상무는 임원 자리에 올랐다. 한 통계에 따르면 일반 대기업에서 상무로 승진하는 나이는 평균 51.3세, 전무는 54.6세라는 통계와 비교하면 홍정국 상무의 승진은 ‘급행열차’ ‘롤러코스터’에 가깝다.

그것도 입사 1년반만의 일이다. 그는 지난해 6월 BGF리테일에 신설된 경영혁신실 실장으로 입사한데 이어 같은 해 11월에는 등기이사로 선임됐다. 회사 측은 “입사 전에 경력을 쌓은 부분도 있고, 올해 BGF리테일이 브랜드 전환 및 상장까지 굵직한 일을 하는 과정에서 홍 상무의 기여도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세간에서 흔히 말하는 재벌가 초고속승진이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외부에서는 홍정국 상무의 승진을 곱지 않은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32세 상무’가 보여줄 향후 경영능력도 그렇거니와, 지난 1년반 동안 홍 상무에 대한 경영능력 검증 기간도 짧았다는 점에도 불안한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실제 회사 측에서 얘기하는 ‘컨설팅업계 경험’이라는 것은 홍 상무가 지난 2010년 보스턴컨설팅그룹에 잠시 몸담았던 것을 얘기한다. 홍정국 상무는 스탠포드대학교 경제학 학사와 산업공학 석사를 나와 지난 2010년 보스턴컨설팅그룹 코리아를 거친 후 지난해 와튼스쿨 MBA 과정을 마쳤다. 그 후 곧바로 BGF리테일에 입사했다. 단 1년반만에 경영능력을 인정받았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을뿐더러, 향후 회사를 이끄는데 리더십이 충분할 지 여부도 불안감이 여전하다.

▲ 사진은 지난 2012년 6월 18일, 홍석조 BGF리테일(옛 보광훼미리마트) 회장이 22년 만에 'CU'라는 독자브랜드로 변경을 선언하며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는 모습. BGF리테일은 지난 5월 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 아버지는 ‘등기이사’ 사퇴, 책임경영 회피 논란도…

사실 홍정국 상무의 승진은 이미 예견돼 있었다. 이번 정기인사에 앞서 지난 12일 홍석조 회장이 대표이사직을 비롯해 등기이사에서 물러난다고 발표하면서 경영 승계작업을 서두르는 후속 인사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제기됐던 것. 특히 업계에서는 홍 회장이 등기이사만 내놓고 ‘회장직’은 유지한다는 점에서 ‘추후 발생할 경영상 법적 책임 등을 피하는 동시에 2세 경영을 본격화하기 위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홍석조 회장은 회장직을 유지하면서 향후 장남인 홍정국 상무가 경영권을 승계하는데 힘을 보탤 것으로 보여진다.

이에 대해 BGF리테일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올해는 브랜드독립(일본 훼밀리마트와 제휴 종료하고 독자 브랜드CU 출시) 및 BGF리테일 상장 등 굵직한 현안들을 무사히 마무리 지은 중요한 해”라면서 “큰 이슈들을 무사히 마무리 짓고 안정을 찾았다. 그런 점에서 책임경영 및 전문경영인 체제를 갖추기 위해 홍 회장이 대표이사 및 등기이사를 물러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책임경영을 회피하기 위해 등기이사를 사임하는 것이라면 올 초에 했어야 하지 않은가”라고 반문하면서 “이번 인사의 핵심은 ‘혁신’으로, 상장기업으로서의 면모를 다지기 위한 ‘경영혁신’ ‘조직문화 개선’ ‘업무프로세스 개선’ 등을 골자로 한다. 홍정국 상무에 대한 승진 역시 회사에 기여도를 반영한 결과다. 거시적으로는 회사의 혁신을 위한 미래전략 연구 등에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5월 상장한 BGF리테일은 국내 1등 편의점 ‘CU’를 운영하고 있다. 회사는 상장을 통해 24년간 사업 파트너로 지내온 일본 훼미리마트와 결별하고 독자경영을 시작했다. 홍석조 회장이 지분 34.9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장남인 홍정국 상무는 BGF리테일 주식 0.2%를 보유하고 있다. 또 경영승계 작업의 핵심역할을 할 것으로 꼽히는 관계사 BGF캐시넷의 지분 8.56%도 소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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