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07년 12월 18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현대백화점앞에서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연설회를 갖고 지지자들의 환호에 맞춰 '브이'를 그리고 있다.
[시사위크=우승준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자신의 측근인 친이계 인사들과 함께 18일 서울 인근 한 식당에서 대규모 만찬을 진행한다.

이번 만찬에는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과 같은 당 이군현 의원, 권성동 의원 등 20여명의 친이계 인사가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만찬은 이 전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이 지난 2007년 17대 대통령 당선일(12월 19일)을 축하하는 의미로 하루 전날 만찬을 진행하는 것이며, 매년 이맘때 쯤 모임을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12월 19일은 이 전 대통령의 생일이자 결혼기념일이기도 하다.

◇ 만찬서 자원외교 국조 논의 가능성 높아

그러나 이 전 대통령의 이번 만찬은 화기애애한 분위기보다 침울한 분위기가 연출될 전망이다. 지난 10일 여야 지도부가 회동을 통해 이명박 정부 당시 해외자원개발에 대한 국정조사를 합의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야당은 이 전 대통령을 국정조사 증인으로 요구하고 있는 점도 침울한 분위기 조성에 한 몫하고 있다.

앞서 지난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이명박 정부가 해외자원개발에 약 30조원에 육박하는 혈세를 공중분해했다는 정치권의 분석이 봇물처럼 제기된 바 있다.

이 전 대통령이 자원개발 국조로 인해 도마 위에 오르자, 친이계 인사들은 같은 당이자 집권당인 새누리당 지도부와 야당에 반발하고 있다.

이재오 의원은 지난 11일 이해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주최로 열린 토론회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원외교는 어느 정권이든 해야 하는데 그 자체를 문제 삼는 건 위험한 발상”이라며 “문제가 있으면 그것은 국조가 아닌 사법조사를 해야 한다”고 ‘자원외교 국조’에 대한 불편한 심정을 토로했다. 친이계 좌장으로 불리는 이 의원의 발언은 이 전 대통령의 심정을 대변한 것으로도 풀이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이 전 대통령과의 만찬에서 ‘자원개발 국조’에 관한 논의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되고 있어, 정치권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친이계 인사로 분류되는 주호영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이 지난 10일 오전 이 전 대통령의 사무실을 찾은 것도 이런 관측에 무게를 싣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여야의 자원개발 국조 협상이 있던 날이다. 이날 주 정책위의장이 이 전 대통령을 만나 여야 지도부의 입장과 협상 상황 등을 언급했을 것이라는 게 정치권 관계자들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이 전 대통령의 자원개발 국조 성과에 대해 새누리당 내에서는 역대 정권 실적과 비교 시 크게 위험요소가 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야당에서 ‘자원외교 국조’를 벼르고 있는 만큼 안심하긴 이른 상황이다. 이에 따라 18일 오후에 치러질 만찬에서는 자원개발 국조 관련 논의가 진행될 것이며, 이 전 대통령과 친이계 인사들이 해결책을 위해 분주한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한편 이번 모임에 대해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일부 언론과의 통화에서 “생신 축하를 겸해 매년 해오던 모임”이라고 단정 지으며 정치적 해석을 경계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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