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그의 대권 도전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는 형국이다. 김 대표를 일컬어 ‘흥선대원군’으로 부르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대권 도전 의향을 묻는 질문에 언제나 손사래를 쳤다. 지난 8월 관훈클럽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여러 가지 면에서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다. 현재로서는 (대권 도전에) 생각이 없다”면서 “대권후보 여론조사에서 내 이름을 빼달라”고 부탁한 데 이어 10월 중국 방문 중 마련된 기자간담회에서도 “나는 정치를 어떻게 폼나게 마무리하느냐 생각만 하고 있다. 이번 중국 방문은 절대로 대권행보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대권행보라면 김문수 전 경기지사를 데려왔겠느냐”는 게 김무성 대표의 설명이다. 앞서 김무성 대표는 차기 대선주자 라이벌로 꼽히는 김 전 지사를 당의 보수혁신특위원장으로 임명했다.

◇ 내년 초부터 스킨십 강화… 최양옥 여사의 ‘내조정치’ 주목할 만

김 대표가 연신 대권 출마 가능성에 선을 긋고 있지만 정치권의 시선은 사뭇 다르다. 당장 17일 저녁에 열린 김 대표의 송년회가 거론됐다. 지난 7·14 전당대회에서 김무성 캠프에 몸담았던 인사들이 총출동한 것. 실무진과 지역별 책임자까지 250여명이 참석했다는 후문이다. 이날 모임의 주축은 권오을 인재영입위원장과 김성수·안형환 전 의원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를 대신해 사실상 모임을 주도했다. 이들은 캠프에서 각각 총괄본부장, 조직본부장, 비서실장 겸 특보를 맡아 김 대표의 당선을 도왔다.

이 같은 김 대표의 공개 회동은 갖가지 해석을 불러왔다. 세 과시와 조직 구성을 위한 수단으로 읽힌 셈. 사실상 대권 준비를 위한 전열 재정비로 지적됐다. 물론 김 대표 측은 이를 부인했다. “당시 고생했던 사람들과 오랜만에 만나는 자리”라면서 “노고를 격려하기 위한 자리”라는 게 김 대표 측의 설명이다. 실제 이 자리에선 현안에 대한 김 대표의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건배사를 통해 “박근혜 정부의 성공, 새누리당의 성공, 대한민국의 성공을 위해서 우리가 힘을 합치자”는 김 대표의 당부가 있었을 뿐이다.

▲ 김무성 대표는 내년 초부터 자당 의원들과 사적인 접촉을 확대해 스킨십 강화에 나설 계획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 대표의 대권 행보로 보는 시각은 여전히 많다. 스킨십 확대로 지지 세력을 견고히 한다는 것. 실제 김 대표는 내년 초부터 자당 의원들과 사적인 접촉을 확대해 스킨십 강화에 나설 계획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 대표의 부인 최양옥 여사가 보여준 내조 역시 같은 흐름으로 해석됐다. 최 여사는 지난 10월 새누리당 의원들의 부인 90여명과 대규모 만찬을 갖고, 참석자들과 정치인 아내로서의 고충을 언급하며 일일이 기념사진을 찍었다. 통상 의원들이 삼삼오오 부부동반 모임을 열긴 하지만 부인들만 대규모로 한자리에 모인 건 이례적인 일이다. 이날 모임이 화제가 되자 최 여사는 “내가 공연 감독을 맡아 좋은 의미로 초청한 것”이라면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의원들의 부인 90여명은 만찬 이후 최 여사가 음악감독을 맡은 ‘대한민국 국제음악제’를 관람했다.

최 여사의 본격적인 내조정치가 예고된 가운데, 김 대표의 정치적 보폭은 더욱 넓혀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른바 ‘정윤회 문건’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30%대로 추락하며 조기 레임덕이 우려되고 있지만 도리어 김 대표에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일각에서 김 대표를 ‘흥선대원군’으로 표현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때’를 기다리며 숨죽이고 있는 모습이 흥선대원군과 비견된다는 게 그 이유다. 김 대표가 ‘개헌 봇물론’으로 ‘꼬리’를 내렸지만 청와대와 또다시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치권의 공통된 설명이다. 

한편, 김 대표는 전대 직후부터 지금까지 여권의 차기 대권주자로 줄곧 지지율 선두를 지켜왔다. 당시 당 대표 당선이라는 컨벤션 효과라는 분석이 많았지만, 김 대표는 지난 7월 14.5%의 지지율로 여권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8월 4주차에서 17.6%를 기록하며 박원순 서울시장을 제치고 여야를 통틀어 지지율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지난 10월 1주차에도 지지율(18.5%)이 상승하며 또다시 박 시장을 뛰어넘기도 했다. 현재는 박 시장과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이어 3위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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