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커로 의심되는 집단이 가동중단을 요구한 고리원전 (사진은 기사와 관련없음)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임종인 고려대학교 정보보호 대학원 교수가 한수원 측이 ‘내부망과 인터넷이 철저히 분리돼 있어서 해킹 위험으로부터 안전하다’는 해명에 대해 “자기들이 얼마나 모르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일침을 놨다.

23일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한 임종인 교수는 “(한수원 측이) 내부망에 있는 PC 3대가 감염되어서 파괴됐다고 시인한 것. 안전한데 어떻게 내부망에 있는 PC가 감염되느냐”고 반문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임 교수는 “문제는 지금 찾아야 할 서버나 검사해야 할 구역은 너무 넓고 전문가는 조금밖에 없다”면서 “체면 불구하고 미국에 전문가를 파견받지 않으면, 해커의 말 대로 25일 지나서 이상한 일이 벌어지면 누가 책임질 것이냐”고 지적했다.

앞서 21일 한수원 해킹 범인이라고 스스로 주장하는 ‘원전반대그룹’은 트위터를 통해 “국민들의 안전을 먼저 생각하라. 한수원 덮어줄 생각이라면 수사 중단함이 어떨까”라면서 “고리, 월성 원전을 크리스마스에 중단하지 않으면 추가 비밀문서 공개와 2차 파괴를 할 것”이라고 협박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임 교수는 “문제는 지금 해커가 제어망에 악성코드를 심어 놓았다고 했다. 이건 건물에 폭탄이 설치되었다고 전화한 것이랑 똑같다”면서 “지금 범인 잡은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폭탄을 제거하는 것이 중요한데 본말이 전도된 것 같아 답답하다”고 말했다.

한편 사건을 수사 중인 정부합동수사단은 전문성을 갖는 해커집단의 소행으로 추정하고 있고, 검찰은 조심스럽게 북한과 연계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임 교수는 해커집단에 대해 “처음부터 북한과 연계되어 있는 전문가 집단이라고 이야기 해왔다”면서 “해커들이 사용하는 해외 IP동원, 좀비PC 사용, 암호화 기법 등 악성코드 기법이 소니픽처스 해킹과 작년 사이버테러 사건과 상당히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해커가 조금씩 노출시켜서 국민들의 불안감을 증폭한다든지, 정부의 무능함을 보인다든지, 반핵단체인 것처럼 해서 수사에 혼선을 준다든지 하고 있다”면서 “마치 군사작전 같다”며 북한의 소행을 의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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