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해킹에 대비해 모의 훈련하고 있는 한수원 관계자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한수원을 해킹한 해커가 지난 23일 5번째 자료를 공개한 가운데,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서균렬 교수가 “어제 자료를 보면 혹시라도 정말 10만장이 사실이라면, 전례가 없는 심각한 위협을 줄 수 있는 위험한 상황에 갈 수도 있다는 있겠다는 걱정이 된다”고 우려했다.

24일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서균렬 교수는 “(해커가) 단순하게 임의로 하는 게 아니라 정확한 계산에 따라 위협의 강도를 점점 높이고 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한수원을 해킹한 해커는 지난 15일부터 23일 까지 총 5차례에 걸쳐 해킹자료를 공개했다. 한수원 측은 그간 “일반 기술문서 수준”이라며 원전의 운영과 안전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마지막 5번째 유출에서는 원전안전해석코드(SPACE)라는 한수원의 원천기술까지 유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해커는 크리스마스인 25일까지 고리와 월성 원전의 가동중단을 요구하며 추가 10만건의 자료를 공개하겠다고 협박 중이다.

이에 대해 서 교수는 “(해커의 말이 사실이라면) 그 자체가 엄청난 경제적 손실을 입힐 수 있다. 원전에 기밀자료가 모두 털린 것으로 세계에서 처음 있는 일”이라면서 “나아가 이들이 이런 자료를 이용해 웜바이러스 같은 악성코드를 제어망이나 어딘가 숨겨놓았다면 사태가 굉장히 심각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해커들이 해킹한 인터넷망과 제어망은 완전 분리돼 안전하다’는 한수원 측의 해명에 대해서도 그는 “기술이란 100%가 없다. 완벽하게 분리돼 있다. 이런건 굉장히 비전문적인 발언”이라면서 “이란도 제어망이 분리돼 있지만 스턱스넷이라는 웜바이러스가 침투해 1천 개에 달하는 원심분리기가 망가졌고, 일본의 몬주원전에서도 똑같은 일이 벌어져 제어망이 내려앉게 됐다”고 설명했다.

서 교수가 말한 스턱스넷은 미국과 이스라엘 정보부가 핵을 개발하려는 이란을 방해하기 위해 만든 악성코드다. 이란은 스턱스넷으로 타격을 받은 원전을 복구하는데 2년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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