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케아 광명점.
[시사위크=신승훈 기자] “가구들이 어떻길래 사람들이 이렇게 몰리나 싶어 지하철타고 버스타고 1시간 반 걸려 왔어요”

한국에 최초 상륙한 스웨덴 최대 가구업체 이케아는 최근 잇따른 논란에도 불구하고 연일 엄청난 인파를 끌어 모아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처럼 많은 고객들이 방문하고 있는 이유가 궁금해 크리스마스 이브였던 지난 24일 광명 이케아를 찾았다.

 

▲ 이케아를 방문한 고객들 모습.

◇ 지도표기․가격 등 논란에도 이케아 찾는 이유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케아 내부는 인산인해를 이뤘다. 오픈 일주일째인 만큼 여전한 개장효과를 누리고 있었다. 그러나 이케아의 한국 상륙이 순탄치 만은 않았다.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한 상품에 대한 논란이 일었고, 다른 나라에서 판매중인 가구의 가격과 비교해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가격이 높게 책정돼있다는 논란은 여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면적 13만1,550㎡(4만평)에 지하 3층, 지상 2층으로 이뤄진 이케아 광명점은 오픈 첫날부터 고객들이 끊이지 않았다. 이토록 사람들이 찾는 이유가 뭘까. 매장을 찾은 고객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해 본 결과, ‘세계적인 명성의 가구라니 한 번 구경이나 해 볼까’라는 호기심이 가장 많았다.

매장을 둘러보는 인파의 동선을 따르다 보니 물음표에 이끌려 온 고객들에게 느낌표를 주겠다는 이케아의 각오가 느껴졌다.

▲ 이케아가 마련한 쇼룸을 둘러보는 고객들 모습.

◇ 갖가지 가구로 인테리어한 쇼룸 눈길 사로잡아

마치 드라마에 나오는 세트인 것처럼 아기자기하면서도 세련되게 꾸며 놓은 쇼룸은 사람들의 발걸음을 잡아끌었다. 25㎡, 35㎡, 55㎡ 세 평형으로 이뤄진 68개의 쇼룸은 침실․주방․욕실 등 각기 다른 공간에 맞는 다양한 인테리어를 선보이고 있었다.

특히 이 쇼룸에는 신혼부부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둘러보고 있었다. 내년 초 결혼을 앞둔 한 신혼부부는 “저렴한 가격 때문에 방문했는데 쇼룸의 인테리어를 보고 사고 싶은 게 늘어서 고민”이라고 말했다.

이케아 관계자는 “이케아는 가구기업이라기 보다는 홈 퍼블리싱 기업이다”라며 “한국 사람들이 집을 꾸미는데 관심을 갖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 출구 없는 사업전략에 고객들 불만 표출

그러나 고객들에게 느낌표를 전해주려는 이케아의 의욕은 화를 낳기도 했다. 이케아와 근접해 있는 롯데아울렛은 통로로 연결돼 있다. 이케아는 출구 쪽에 있는 이 통로를 통해 롯데아울렛으로 건너가면 다시 같은 길로 돌아올 수 없다는 방침을 세웠다. 공지사항이나 특별한 설명이 없었기 때문에 이를 몰랐던 고객들이 직원들과 실랑이를 벌이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사실 이 같은 모습이 나타난 이유는 이케아의 사업 전략 때문이다. 고객들이 매장 내 모든 물품을 보고 나가도록 하기 위해 입구와 출구를 한 곳만 만들어 놨다. 이 때문에 한번 입구에 진입해 매장을 둘러보기 시작하면 중간에 밖으로 나가기가 쉽지 않다.

▲ 레스토랑에서 주문하기 위해 길게 늘어선 대기 줄.

◇ 이케아 음식점까지 운영 중소상인 죽인다?

이케아는 레스토랑을 갖춰놓고 김치볶음밥(2,000원), 파스타(2,900원), 미트볼(5,900원) 등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었다. 이를 맛보기 위해 늘어선 줄은 끝을 쉽게 가늠키 힘들 정도였다. 가구매장으로 인식되고 있는 이케아가 음식까지 판매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변 식당상권을 죽이고 있다는 비판 또한 날이 서 있다.

그러나 주민들은 이케아 주변은 이미 코스트코와 롯데아울렛이 입점해 있었고 근방에 식당가가 없어 주변 식당상권에 영향은 크지 않을 거라며 다른 시각을 보이고 있었다.

이에 대해 이케아 관계자는 “이케아 내부 레스토랑은 이케아의 전통과 같다”며 “다른 나라의 매장에서도 모두 음식을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 이케아 레스토랑에서 식사하는 고객들.

◇ 광명가구단지 타격? “아직 좀 더 지켜봐야”

이케아의 국내 상륙으로 가장 큰 타격은 아무래도 기존 국내 가구업체들일 수 밖에 없다. 이케아 매장에서 7km 떨어진 광명가구단지는 이케아가 손님들로 발 디딜틈이 없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썰렁한 기운이 느껴질 만큼 한산했다. 많아야 손님 한 둘이 매장에 머물 뿐이었다. 그러나 알려진 것처럼 가구매장들이 울상을 짓고 있는 것만은 아니었다. 신중하게 상황을 지켜보자는 입장도 꽤 있었다.

한 가구매장 사장은 “이맘때는 추운 날씨 탓에 손님이 적은 시기다. 좀 더 지켜봐야 알 것 같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또 다른 가구매장 사장도 “이케아가 오픈 한지 일주일 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영향력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물론 분명 대기업이 시장에 진입하면 우리 같은 중소상인들은 경쟁 할 방법이 없다”고 하소연 했다.

이제 오픈한 지 일주일. 현재까지는 개장효과와 매스컴의 관심에 활황을 누리고 있지만, 앞으로의 성패는 품질과 가격․서비스에서 갈릴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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