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영필 에이블씨엔씨(미샤) 회장
[시사위크 = 이미정 기자] 화장품브랜드숍 ‘미샤’로 성공신화를 일궜던 서영필 에이블씨엔씨 회장의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됐다. 계속되는 ‘실적 부진’으로 ‘미샤 위기론’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엔 ‘홍콩지점 철수설’까지 불거졌다. 홍콩 내 일부 미샤 매장이 예고 없이 돌연 문을 닫으면서 ‘홍콩사업’을 접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 제기된 것이다.

이에 대해 에이블씨엔씨 측은 “판매대행업체의 자금 악화로 일부 점포가 문을 닫았지만, 사업 철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으나, 현지 언론은 ‘미샤의 경쟁력 약화’를 지적하고 나서면서  서 회장의 마음을 심란하게 만들었다. 

5일 홍콩 일간지 애플데일리 등 홍콩 언론은 “지난 2일 미샤가 홍콩내 20곳 매장의 문을 예고없이 일제히 폐쇄했다”고 보도했다. 또 다른 지역 일간지는 “한 미샤 매장 직원이 홍콩 본사 직원으로터 ‘대표가 사라졌다’는 메신저를 받았다”고 전했다.

지난 2004년에 홍콩에 진출한 미샤는 몽콕과 완차이 등 홍콩에 20여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었다.

◇ 홍콩 미샤 점포 20곳 폐쇄?  에이블씨엔씨 “3곳만 닫았을 뿐”

보도에 따르면 홍콩섬 애드미럴티 쇼핑몰인 퀸스웨이 플라자 미샤 매장은 최근 ‘더 이상 영업을 하지 않습니다. 불편을 끼쳐 죄송합니다’라는 공지문을 내걸고 셔터 문을 닫았다.

갑작스런 폐업에 놀란 홍콩 미샤 직원들은 2일 오후 노동당국에 신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현재 관련 당국은 정확한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조사에 착수했으며, 만약 ‘고용 조례 위반 여부’가 확인되면 검찰에 기소할 방침이다. 폐쇄한 홍콩 미샤 매장은 종업원들에게 ‘점포 폐쇄’와 ‘해고에 따른 배상 조건 등에 설명과 협의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홍콩 내 전문가들은 미샤의 지점 폐쇄에 대해 에뛰드하우스, 네이처리퍼블릭과 같은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와 경쟁에서 밀린 것이 주요 원인이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았다. ‘홍콩 사업’의 철수설도 제기됐다. 

그러나 이같은 현지 언론의 보도에 대해 에이블씨엔씨 측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우선 20곳의 매장이 점포 문을 닫지 않았으며, 홍콩 철수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홍콩 판매대행사가 재정 악화로 사전 통보 없이 지점을 폐쇄하면서 벌어진 일”이라며 “3곳 정도의 점포가 문을 닫을 닫았고, 나머지는 지난 주말까지 정상적으로 영업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에이블씨엔씨 측의 설명에 따르면 미샤는 현지 판매대행업체와 계약을 맺고, 제품을 제공해왔다. 판매대행업츠는 판매 및 관리를 맡은 것으로 알려진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판매대행회사의 모기업의 사업 업황이 안 좋아지면서 그 영향이 판매대행업체까지 미치게 됐다”며 “본사에서도 자세한 현지 사정이 잘 파악이 안 돼 당혹스럽다”고 답했다. 이어 홍콩 지점들의 경쟁력 약화 지적에 대해선 “홍콩 지점의 수익성은 매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12년 900만불의 실적에서 작년엔 1,100만불 신장됐다”며 “현지 언론에서 나온 이야기는 추측성 해석일 뿐”라고 항변했다. 
 

▲ 홍콩 튠관오에 위치한 미샤 홍콩 6호점 오픈 당시 서영필 에이블씨엔씨 회장(가운데)

다만 이 관계자는 “하루 빨리 점포를 정상화시키는 게 무엇보다 시급하다”며 “해결방안 찾기 위해 노력 중이다. 소비자들이 불편함이 없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분간 홍콩 사업은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판매대행사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나머지 지점들의 영업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보이기 때문이다. 

◇ 홍콩 사업 차질 불가피 … 실적 악화에 엎친데덮친격

이는 가뜩이나 국내 사업의 수익성 악화로 시름이 깊어가고 있는 에이블씨엔씨에게 ‘엎친데덮친격’의 악재가 아닐 수 없다. 지난 2002년 국내 최초의 화장품 브랜드숍인 ‘미샤’를 런칭하면서 10여 년간 승승장구 해온 미샤는 2010년 들어 경쟁심화 등으로 급격히 악화된 실적 흐름을 보이고 있다.

미샤는 2013년에 LG생활건강 ‘더페이스샵’에 화장품 브랜드숍 1위 자리를 내놓은데 이어, 지난해에는 아모레퍼시픽 ‘이니스프리’에게 2위자리까지 뺏기며 3위로 추락했다. 영업이익과 매출도 급격히 하향세를 보였다. 작년 3분기에는 영업이익과 순이익 전년대비 60% 이상 급감했다. 업계에서는 ‘미샤 위기론’이 확산되고 있다. 급기야 작년 7월에 ‘매각설’까지 돌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홍콩 매장의 폐쇄도 이같은 흐름과 관계 있는 것 아니냐는 뒷말이 피어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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