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계열사 2013년도 37억 손실에도 8억9600만원 배당 '눈길'

 
[시사위크 = 이미정 기자] 기업들의 배당은 회사가 거둬들인 이익 중 일부를 주주에게 돌려주기 위해 실시되는 것이다. 벌어들인 이익이 많을 경우, 배당 성향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지사. 반대로 회사의 실적이 안 좋으면 배당 정책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적자 상황에도 불구하고 ‘고배당 정책’을 포기하지 않는 기업들도 적지 않다. 특히 오너일가의 지분이 많은 기업들의 경우 이런 사례들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OCI그룹의 계열사 유니온도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배당 정책’을 그대로 유지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던 기업 중 하나다.

◇OCI그룹 계열 중 유일하게 적자 배당

경영평가사이트 CEO스코어 조사에 따르면 OCI그룹 26 개 계열사 중 2013년 배당을 실시한 곳은 7곳 정도였다. 실적 악화 탓인지 전반적으로 위축된 흐름을 보였지만, 일부 계열사들은 여전히 높은 배당 성향을 유지했다.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 중 주주에게 돌아가는 배당금의 비율을 뜻한다. 

OCI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OCI머티리얼즈가 대표적이었다. OCI머티리얼즈가 당기순이익(26억8,300만원)의 2배에 달하는 52억7,400만원을 배당해 196.6%의 배당성향을 기록했다. 촉매전문제조회사인 오덱도 179.3%의 높은 배당성향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2013년 당기순이익(110억원) 보다 많은 198억원을 배당한 바 있다. 이외에 OCI S&F 44.9%, 삼광글라스 42.3%, 군장에너지 28.0%, 유니드 25.2% 순의 배당 성향률을 보였다. 

그런데 유일하게 적자를 내고도 배당을 실시한 계열사도 있었다. 바로 시멘트 제조업체 유니온이다. 유니온은 OCI그룹 창업주인 고 이회림 회장의 동생 고 이회삼 회장이 설립한 회사로, 현재 그의 장남인 이건영 회장이 이끌고 있다. OCI그룹 계열사에 속해있지만, 독립경영 체제로 유지되고 있는 곳이다. 

▲ 이건영 유니온 회장

이 회사는 2013년도에 36억이 넘는 적자를 냈음에도 8억9,600만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배당 정책은 이사회 고유의 결정사항이지만, 회사의 실적을 고려하면 다소 의아한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이에 대해 유니온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일시적으로 영업손실이 나면서 실적이 안 좋아졌지만, 배당을 하는데 큰 문제는 없었다”며 “배당 수준이 예년과 비슷한 규모로 실시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에선 오너 3세가 최근 몇년 사이에 지분 매입에 적극 나서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회사의 ‘배당 정책’ 움직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건영 유니온 회장의 아들 이우선(33) 씨는 지난해 초 유니온 상무로 입사하면서 본격적으로 경영 수업에 들어갔다. 아직 지분 승계는 본격화되지 않았다. 

◇ 3세 본격 후계 수업, '배당 정책'에 영향주나

다만, 이 상무는 2010년 10월부터 유니온 주식을 적극 사들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1년 7월에는 이회림 창업주의 셋째딸로 우선 씨에게는 당고모가 되는 이정자 씨로부터 지분 1%를 인수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말 기준 이 상무는 2.57%(400,470주)의 유니온 지분을 보유 중이다. 물론 이 회장의 보유 주식 583만2750주(37.36%)과 비교하면 지분율 격차가 크지만, 아버지 다음으로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 중이다. 이 때문에 이 상무의 지분 매입과 후계 작업 상황에 발맞춰 유니온의 ‘배당 성향’도 커지는 것은 아닌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에 대해 유니온 관계자는 “올해의 배당 정책은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유니온은 백시멘트, 알루미나시멘트 등 특수시멘트 제조와 희유금속 회수 등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으며, OCI 지분 3.9%와 자동차 용품업체 불스원 지분 11.5%를 가지고 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