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윤두현 홍보수석이 청와대 인사개편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23일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깜짝 총리카드가 포함된 청와대 인사개편안이 발표됐다. 아울러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기자회견에서 언급했던 특보단의 구성도 윤곽이 드러났다. 그러나 인사쇄신 요구의 핵심사항이었던 김기춘 비서실장과 문고리 3인방이 유임됐다는 점에서 논란은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23일 윤두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공직사회 기강 확립과 대국민 소통의 적임자”라며 이완구 원내대표의 총리 내정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통강화를 위해 홍보특보와 사회문화특보에 언론인 출신을 내정하면서 국민과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의중을 내비쳤다.

◇ 청와대 인사개편 ‘옥상옥’ 구조 강화

청와대에 따르면 민정·홍보·사회문화·안보 등 4개 분야 특보에는 각 분야 전문가 출신으로 구성됐다. 민정특보에는 이명재 전 검찰총장이 임명됐고, 홍보특보에는 신성호 전 중앙일보 수석논설위원이, 안보특보에는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원장이, 사회문화특보에는 김성우 SBS 기획본부장이 내정됐다.

특보단은 향후 각 분야의 전문성을 살려 국회 및 여론과 박근혜 대통령 사이 소통의 접점역할을 하며 국정수행에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그러나 특보단의 실효성에 의문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이미 청와대에는 홍보수석·민정수석 등 공식 참모라인이 존재하고 있다. 기존의 조직과의 권한과 업무중복 문제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만약 임시조직인 특보단의 권한이 기존 공식라인을 지휘하는 위치에 서게 되면 공조직 기강이 무너질 염려도 있다.

실제 민정특보에 내정된 이명재 변호사는 민정수석에 내정된 우병우 민정비서관의 서울대 법대 선배고 검찰에서도 더 윗선이다. 이른바 ‘직속선배’인 셈이다. 우려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은 대목이다.

이에 대해 문재인 의원은 “민정특보라는 듣도 보도 못한 직위를 신설해 전직 검찰수장을 임명한 것은 오직 검찰권을 장악하여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뜻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 김기춘 비서실장과 문고리 3인방은 유임

김기춘 비서실장과 문고리 3인방은 그대로 유임됐다. 앞서 정치권과 언론에서는 김 실장이 국정업무보고 자리에 이틀 연속 불참하는 등 사임이 임박했던 것으로 관측했다.

그러나 예상을 깨고 김 실장은 유임, 다른 3인방에 대해서는 수평인사이동을 하거나 일부 권한이 축소되는 방침을 정했다. 제2부속실이 폐쇄되면서 안봉근 비서관은 홍보수석실로 수평이동하고, 이재만 총무기획비서관은 인사위원회에서 배제되지만 현 직책은 그대로 유지한다.

당초 정치권의 인적 쇄신 요구는 박 대통령의 소통 접점을 늘리는 것이 핵심이었다. 그 일환으로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 실장과 문고리 3인방의 교체를 요구했다. 이들이 대통령과의 소통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것. 그러나 박 대통령이 신년기자회견에서 이들에 대한 신뢰를 확인하고, 또 유임 시키는 것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후폭풍이 예상된다.

▲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의 총리내정에 여야 모두 환영의 뜻을 밝혔다. 문희상 비대위원장(좌)은 이완구 원내대표(우)가 예방한 자리에서 "모처럼 정치인 출신 총리가 나와 기쁘다"며 반갑게 맞이했다.
◇ 총리교체 카드로 논란 상쇄?

한편 이날 정치권과 언론의 관심은 이 원내대표의 총리내정으로 쏠렸다. ‘이완구 총리설’은 그간 꾸준히 정치권에서 제기됐지만, 여당의 원내대표로서 현안처리가 마무리되는 4월께나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런 점에서 이번 총리카드는 깜짝 발표였던 셈이다.

이완구 원내대표의 총리내정이 확정되자 여당은 물론 야당에서도 긍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그는 원내대표 시절부터 탁월한 친화력과 협상력을 바탕으로 여야 의원들 모두에게 좋은 평가를 받아온 터였다. 이에 여의도에서 총리가 나온다면 이 원내대표를 제외하고는 생각하기 어렵다는 게 다수의 시각이었다.

특히 한승수 전 국무총리 이후 약 7년만의 정치인 출신 국무총리라는 점에서 여야 모두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새정치연합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이 원내대표가 예방한 자리에서 “모처럼 정치인 출신 총리가 나와서 아주 기쁘다. 예행연습 없이 바로 총리 역할을 할 수 있겠다”라면서 “국민을 대표해서 대통령께 ‘아니오’라고 말할 줄 알는 총리가 돼 달라”고 주문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