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2월 2일 열릴 새누리당 차기 원내대표 경선에서는 경북과 경남의 자존심 대결이 성사됐다. (왼쪽부터) 이주영 새누리당 의원, 같은 당 유승민 의원.
[시사위크=우승준 기자]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국무총리 후보자로 내정됨에 따라, 새누리당은 오는 2월 2일 차기 원내대표 경선을 치르게 됐다.

이번 새누리당 차기 원내대표 경선은 이 원내대표의 갑작스런 차출로 인해 빠른 시간 내에 치러질 예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 차기 원내대표 경선을 바라보는 정치권을 비롯한 여론의 관심은 사뭇 진지하다. 이번 차기 경선에서 경북과 경남의 자존심 대결이 성사됐기 때문이다.

이번 대결의 주인공은 지난해 ‘세월호 사건’ 당시 소통의 리더십을 보여주며, 존재감을 전국적으로 알린 경남의 4선 중진 이주영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매사 당에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은 대구의 핵심 인사인 3선의 유승민 의원이다.

◇ 이주영·유승민, 지지층 겹치는 모양새

우선 이 의원은 지난 25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내대표직 출마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날 이 의원은 “원내대표로서 소통과 화합의 아이콘이 되겠다”며 원내대표직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유 의원 역시 이번 주 내로 경선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 의원은 이르면 오는 27일 원내대표직 출마를 선언할 전망이다. 유 의원은 지난해 7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당 사무총장 후보로 점쳐둔 인물이지만, 차기 원내대표 준비를 위해 거절한 바 있다. 이롤 통해 유 의원이 이 의원에 비해 일찌감치 이번 경선을 준비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두 의원의 격돌이 기정사실화됨에 따라, 일각에서는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정치권 안팎에서는 두 의원이 출마하는 이번 경선이 지역과 계파 등이 복잡하게 어우러져 있어 어려운 승부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 두 의원은 지지층이 겹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이 의원의 경우,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신임을 받은 바 있다. 지난해 12월 23일 박 대통령은 해수부 장관에서 물러나는 이 의원에게 “공직자의 참된 모습을 보여줬다”며 극찬했다.

더불어 이 의원은 지난 2013년 원내대표 경선 당시 비박계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으나, 친박계의 지지를 받던 최경환 경제부총리에게 8표 차로 아쉽게 패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이 의원이 친박계와 비박계 양쪽의 지지를 받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유 의원 역시 이 의원과 별반 다르지 않다. 유 의원은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표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바 있다. 당시 유 의원이 친박계 인사였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유 의원은 19대 국회에서 청와대 비서진을 향해 거침없이 쓴소리를 가했고, 결국 친박에서 멀어진 탈박으로 구분되고 있다. 유 의원 역시 친박계와 비박계 양쪽의 지지를 골고루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두 의원의 경선에는 복잡한 셈법이 깔려있어 쉽게 한 쪽의 우세를 전망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두 의원의 경선에서 비판 공세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5일 이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경쟁자로 꼽힌 유 의원에 대해 “유승민 의원은 제가 아주 좋아하는 후배”라며 “저보다 더 휼륭한 그런 분이다. 하지만 나름대로 저도 선배니까 그런 경험 측면에서 조금 앞서지 않겠나”라고 밝히며 새정치민주연합의 전당대회와는 다른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두 의원의 경선 출마와 더불어, 그들의 런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은 누가될 것인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수도권 출신의 나경원 의원과 홍문종 의원이 꼽히고 있지만, 불투명한 상태여서 어떤 인물이 등장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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