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정치연합 전당대회가 막바지에 다다른 가운데, 문재인 후보 측에 두 가지의 악재가 겹쳐 막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의 전당대회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후보 측에는 한 가지의 희소식과 두 가지의 악재가 겹쳤다. 당초 ‘문재인 대세론’을 형성하며 순항할 듯 했던 그의 행보는 막판에 등장한 두 가지 변수에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일 문재인 캠프의 사기를 올릴만한 희소식이 전해졌다. 차기대권 적합도에서 문재인 후보가 당당히 1위를 기록한 것. 특히 그간 압도적 1위를 기록했던 반기문 총장을 제쳤다는 데에서 의미가 컸다. 문 후보도 고무됐는지 “제가 당 대표에 나서고 혁신을 말하면서, 대표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이 국민들의 기대를 불러일으킨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 문재인의 차기대권 적합도 1위 결과에 안철수 측 반발

그러나 동시에 악재도 겹쳤다. 강연재 변호사가 지난 3일 한 보도채널을 통해 “여론조사 결과를 믿는 여론이 별로 없을 것 같다”며 찬물을 끼얹은 사건이 발생했다. 강 변호사는 ‘안철수는 왜’라는 책의 공동저자로 안철수 의원이 대표직을 역임하던 시절 새정치연합 상근 부대변인을 역임하는 등 안철수 측 인사로 분류되고 있다. 이에 언론에서는 문 후보와 안 의원의 대립구도로 해석하기도 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안 의원은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부적절한 처신이었다. 제 뜻과는 상관없는 일”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강 변호사 역시 “들었던 내용을 전달했을 뿐, 제가 문 후보에 환멸을 느낀다고 말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뒷말은 여전하다. 무엇보다 경선을 앞두고 민감한 시기라 일개 당직자나 당원조차 조심스러운 분위기에서 신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안 의원은 국민적 인지도가 높은 인사로 경선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 박지원 후보는 지난 3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여론조사 계산방식 변경에 대해 강력히 비난했다. 이어진 TV토론회 등에서도 "친노가 당을 장악해 문재인 후보 측이 유리하도록 마음대로 룰을 변경했다"고 날을 세웠다.

문 후보의 캠프 역시 예민하게 받아들였다. 캠프의 한 관계자는 강 변호사의 발언에 대해 “상당히 왜곡된 시각이라고 본다”며 “이와 관련해 법률 검토를 준비 중이며 엄중한 책임을 물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 전대 룰, 해석변경이 촉발한 ‘친노 패권주의’

문 후보에 닥친 또 하나의 악재는 전대 룰 해석변경이다. 여론조사 결과반영 계산방식을 두고 벌어진 박지원 후보 측과의 갈등이 그것이다. 해석변경 과정의 행간을 살펴보면 대하드라마와 같은 장문의 사연이 존재하지만, 결론만 놓고 본다면 문 후보 측이 유리하게 변경됐다. 그리고 이런 상황은 문 후보 측이나 박 후보 측의 의도가 아닌, 전대준비위원회 실무자들의 허술한 일처리에서 비롯됐다.

그럼에도 결과적으로 룰이 문 후보 측에 유리하게 변경되면서 ‘친노 패권주의’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당권을 놓고 경쟁 중인 박 후보는 연일 이어진 TV 토론회에서 “친노가 당을 장악하고 룰을 문 후보 측에 유리하도록 변경했다”며 맹비난 했다. 해묵은 친노·비노의 갈등이 재조명 되면서 정치권 일각에서는 ‘막장 전당대회’, ‘시궁창 전당대회’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전당대회가 누구의 승리로 끝나더라도 뒷맛이 개운치 않는 상황이 연출된 셈이다.

상황이 이런 가운데, 5일 문 후보는 의미심장한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비전 제시는 부족했고, 네거티브만 난무했다는 비판 여론에 뼈아프다. 이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면목이 없다”면서도 “어려운 상황이지만 연꽃을 꼭 피워 내겠다. 성심성의의 한 떨기 연꽃으로 국민과 당원들에게 희망이 되어 드리겠다”고 밝혔다. 연꽃은 시궁창에서 펴 시궁창을 정화하는 것으로 유명한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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