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계열사 두타 모바일과 제주호텔신라 페이스북 '일본해' 표기 지도 사용

▲ 두타와 호텔신라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국내 기업들이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한 위치 정보 지도를 사용한 사례들이 연달아 발견되고 있는 가운데, 두타와 호텔신라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포착됐다. 이들 기업들은 부랴부랴 뒤늦게 수정에 들어갔지만, ‘안일한 의식’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은 피하지 못할 전망이다.

두산그룹이 운영하는 동대문 패션쇼핑몰 모바일 두타(m.doota.com)는 위치를 소개하는 위치 지도에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한 지도를 사용하고 있었다. 독도는 ‘리항쿠르 암초(Liancourt Rocks)’로 표기돼 있었다. ‘리항쿠르 암초(Liancourt Rocks)’는 ‘독도’와 ‘다케시마’의 중립적 명칭이다.

◇동해→일본해로… 국민 정서 역행하는 ‘안일한 지도 표기’

두타는 한국어 페이지는 물론, 중국어, 일본어, 영어 서비스에서 이 같은 위치 정보를 표기하고 있었다. 

이는 구글맵의 한국판 주소(www.google.co.kr)가 아닌 글로벌 주소(www.google.com)에 위치정보를 연동한 탓으로 보인다. 구글은 지난 2012년 글로벌 버전 구글 지도에서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하고 독도의 한국 주소지를 없애고 ‘리앙쿠르 암초’로 바꾼 바 있다. 논란이 일자 한국 버전은 ‘동해’로 표기되도록 수정했지만, 다른 나라 사이트에선 일본해 (Sea of Japan, 日本海)’로 명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구글 맵’ 지도는 여전히 국내의 뜨거운 논쟁거리다. 

▲ 일본해로 표기된 지도를 사용한 두타의 모바일 페이지.
이처럼 구글맵의 ‘일본해’ 표기에 대한 국민적인 반감이 큰 가운데 국내 굴지의 기업이 국민 정서에 반하는 ‘안일한 지도표기’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이런 안일한 의식을 갖고 있는 기업은 비단 두타 뿐만이 아니었다.

최근엔 삼성그룹 계열사인 호텔신라 역시 논란에 휘말렸다. 제주신라호텔의 공식 페이스북 SNS 페이지의 위치정보 지도에 ‘동해’와 ‘일본해’를 병기 표기한 ‘빙(www.bing.com) 지도’를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지도는 독도조차 표기되지 않았다.

두타와 호텔신라는 논란이 인 후에야 ‘지도 표기’에 대한 수정에 들어갔다. 16일 오후 2시 두타의 모바일 홈페이지를 접속해본 결과, ‘일본해’에서 ‘동해’로 수정된 지도가 나타나고 있다. 호텔신라 측은 문제의 지도가 아예 표기되지 않도록 조치했다.

◇두타ㆍ호텔신라, 부랴부랴 ‘수정 삭제 조치’

이번 문제에 대해 호텔신라 측은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우선 사용자의 설정 기준에 따라서 지도 표기 설정이 다르게 나온다”며 “네이버 지도로 연동되는 경우도 있고, ‘빙 지도’로 넘어가기도 한다. 빙 지도로 넘어가도 ‘독도’가 표기되기도 한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같은 ‘빙 지도’ 표기는 페이스북의 자체적인 설정 탓”이라며 “다른 회사들도 같은 방식으로 표기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논란을 고려해 일단 지도 표기 자체를 없앤 후 추후 방법을 고려 중이라고 호텔신라 측은 설명했다.

그럼에도 두 회사 모두 사전에 이런 문제들을 체크하지 못한 데에 따른 비판 여론은 피하지 못할 전망이다.

기업들의 ‘일본해 지도 표기’ 논란은 3년 전부터 빈번하게 불거져왔다. 지난 2012년 삼성전자가 ‘일본해’로 표기된 지도를 사용했다가 뭇매를 맞은 것을 시작으로 동원 F&B, BHC치킨, 아모레퍼시픽, 카페베네, 신세계면세점 등이 ‘지도 표기 문제’로 곤욕을 치렀다.

국내에 상륙한 세계적 가구업체 이케아는 일본해로 표기된 지도를 판매하려다 국민들의 큰 반감을 샀다. 사정이 이렇지만, 기업들의 사전에 지도 표기에 대해 점검을 해보기는 커녕, 문제가 된 뒤에야  대처에 나서는 모습습이 보여지고 있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두타와 호텔신라의 꼼꼼하지 못한 지도 관리는 여러가지로 씁쓸함을 자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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