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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 근로자 분신사망 사건에 ‘곤혹’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 근로자 분신사망 사건에 ‘곤혹’
  • 정소현 기자
  • 승인 2015.02.17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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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 입장에서도 금호산업 인수는 후계를 위해서라도 절체절명의 과제다. 하지만 금호산업 인수전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노동자 분신사망 사고가 발생해 적잖이 곤혹스런 처지에 놓였다.
[시사위크=정소현 기자]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이 설 연휴를 앞두고 곤혹스런 처지에 빠졌다. 16일 곡성에서 금호타이어 근로자가 분신사망한 사건이 발생해서다. 각고의 노력 끝에 경영정상화를 이루고 올해 ‘그룹(금호아시아나그룹) 재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시점에서 뜻하지 않게 발생한 변수(‘노사문제’)에 박세창 부사장의 고민이 깊어지게 됐다.

◇ 갈 길 바쁜 박세창 부사장, ‘노사문제’ 발목 잡히나

금호타이어는 올해 그 어느 해보다 중요한 시기다. 워크아웃도 졸업한데다 올해 그룹 재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금호산업 인수에 전력을 기울여야 해서다.

금호산업은 그룹 주력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 지분의 30.08%를 가진 대주주로, 에어부산·금호터미널·금호사옥·금호리조트 등도 거느리고 있다. 사실상의 지주회사란 평가를 받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 입장에선 채권단이 내놓은 금호산업의 지분을 가져와야 과거 ‘금호그룹’의 재건할 수 있게 된다.

이는 박세창 금호타이어 전무 입장에서도 중요한 과제다. 금호그룹의 후계문제와도 직결되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박세창 부사장은 현재 금호산업 지분 4.94%, 금호타이어 지분 2.57%를 보유 중으로, 박삼구 회장이 금호산업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경우 박세창 부사장이 금호타이어 뿐 아니라 금호산업, 아시아나항공 등 주력 계열사를 모두 아우르며 본격적인 후계자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갈 길 바쁜 금호타이어가 뜻하지 않은 악재에 발목을 붙잡히게 됐다. 16일 오후 금호타이어 곡성공장에서 노조 대의원인 A씨가 분신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 노조 등에 따르면 A씨는 정규직 직원이었지만 맡고 있던 업무가 도급화로 인해 비정규직 업무로 전환돼 앞으로 새로운 업무가 주어질 예정이었다.

현재 경찰은 금전문제, 가족관계, 노조 문제, 도급화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A씨의 사망 배경을 조사 중이다. 하지만 금호타이어 노조(전국금속노동조합 금호타이어지회)는 회사의 ‘직무도급화’ 계획을 대의원 분신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2010년 워크아웃 돌입 시 노사합의에 따라 그간 직무 597개 중 521개(87%)를 도급으로 전환했다. 금호타이어지회는 지난해 단체교섭에서 워크아웃 종료에 따라 도급화 중단을 요구했지만 회사는 48개 직무에 대해 도급화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노조에 따르면 2010년 합의서는 도급화를 2014년까지 완료하는 것으로 돼 있다. 이에 따라 노조는 2014년 임단협 타결 이후 회사의 도급화를 막기 위해 지난 3일 도급화 금지 가처분 신청을 광주지방법원에 접수한 바 있다.

▲ 17일 오전 광주 광산구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앞에서 전국금속노동조합 금호타이어지회 노동자들이 '비정규직 양산하는 금호타이어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지난 16일 오후 9시8분께 전남 곡성군 금호타이어 곡성공장에서 근로자 A씨가 분신해 숨진 상태로 발견돼 금호타이어 측의 도급화 갈등이 표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 노조 “노동자 분신사망, 도급화 강요한 회사 탓”

노조 측은 16일 발생한 A씨의 분신사망 역시 이런 배경과 맥이 닿아있다고 보고 있다.

17일 오후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앞에서 집회를 연 노조 측은 “전날 곡성공장에서 분신 사망한 대의원(A씨)은 워크아웃을 졸업했는데도 도급화를 계속 추진한 회사에 대해 목숨을 던져 저지하려 했다”면서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도급화를 막으려는 분명한 요구”라고 주장했다.

이어 “워크아웃으로 인해 2010년 노사가 합의한 도급화는 지난해 말까지로 한정돼 있는데도 회사가 올해도 도급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고인을 포함해 19명이 속한 스프레이-운반 업무도 도급화 대상이었다. 회사는 해당 직무의 정규직을 다른 업무로 전환배치 시킨 후 그 자리를 비정규직으로 채울 예정이었다. 이미 노조에서 도급화 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냈고 결과를 지켜보자고 사측에 얘기했는데도 무시됐다”고 밝혔다.

노조는 회사 측에 도급화 계획 철회와 특별교섭을 요구하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설 휴무 특근 거부를 시작으로 도급화 저지 투쟁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에 대해 금호타이어 측은 “현재 경찰이 조사 진행중이므로 회사 입장에선 어떤 말도 하기 어렵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경찰 조사결과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 공정도급화 문제와 연관짓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워크아웃 종료 이후 회사 정상화 및 그룹 재건에 총력을 기울이던 박세창 금호타이어 입장에서는 뜻하지 않은 노사문제가 새로운 숙제로 짐 지워지게 됐다. 금호타이어가 다시 노사 분쟁의 회오리에 빠지면서 업계에서는 이번 사건이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초미의 관심을 주목하고 있다.

한편 1975년생인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은 2006년 금호그룹 전략경영본부에서 전략경영담당 이사, 2008년 말 경영관리부문 상무를 거친 뒤 2010년 금호타이어로 돌아와 2012년 영업 총괄 부사장으로 승진해 사실상 금호타이어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금호그룹 재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금호산업’ 인수의향서(LOI) 접수는 이달 25일 마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