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항의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열다섯 나이에 도둑기차를 타고 서울에 상경했다는 이 의원은 힘겨운 삶을 사는 이웃의 아픔을 덜어주기 위해 정치에 입문했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혹자는 그랬다. 국회의원이 자신의 지역구 사업과 예산만 잘 챙기면 되는 것 아니냐고. 물론 자신을 국회로 보내준 지역민들을 외면 할 수 없고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국회의원이란 지역에서 뽑은 ‘전체’ 국민의 대표라는 사실이다. 진보·보수, 지역구도, 여야를 떠나 국민전체와 나라를 위해 먼저 고민해야한다는 의미다.

여기에 국가의 발전이라는 큰 틀에서 지역발전까지 고민하는 한 국회의원이 있다. 이병석 의원이다. 포항 출신인 이병석 의원은 남북경제협력을 넘어 중국과 러시아, 일본까지 포함하는 ‘환동해 시대’를 역설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추진하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출발점인 포항을 환태평양 허브도시로 키워 대한민국의 경제와 동아시아 안보문제까지 해결한다는 것이 그가 그리는 큰 그림이다.

“정치입문 이래 지금까지 내 마음속에 품고 있는 좌우명은 ‘여민동락(與民同樂)’이다. ‘백성과 즐거움을 함께 한다’라는 맹자의 말로, ‘강강술래 정치’라고도 할 수 있다. 전통 민속놀이인 강강술래는 손을 잡고 함께 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공간이 넓어진다. 그 안에서는 어떠한 차별도, 경계도 없다. 모두가 손에 손을 잡고 함께 즐기면 된다.

그 연장선상에서 ‘환동해 시대’는 동아시아 국가들의 강강술래라고 할 수 있다. 러시아는 자원 의존적 경제구조에서 벗어나 동아시아 국가들과 협력을 확대하고 있고, 중국은 동북 3성의 물류난의 답을 동해에서 찾고 있다. 북한도 중국·러시아와의 경협 확대로 생존의 길을 열고 있다. 이러한 때 우리가 협력과 통합의 질서를 만들어 나간다면 제 2의 경제번영은 물론이고 한반도 평화통일을 실현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포항의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열다섯 나이에 도둑기차를 타고 서울에 상경했다는 이 의원은 힘겨운 삶을 사는 이웃의 아픔을 덜어주기 위해 정치인의 길에 처음 발을 디뎠다. 이제는 4선의 중진의원이 돼 의회지도자의 길을 걷고 있다. 또 국토해양위원장을 맡았던 경험으로 동해안의 거점 도시 포항을 세계로 뻗어가는 중심 관문으로 만드는 데 혼신의 힘을 쏟아 붓고 있다. <시사위크>에서는 이 의원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가 그리는 대한민국의 미래비전을 알아봤다.

- 환동해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하는 등 ‘환동해 시대’를 수차례 강조하고 있다. ‘환동해 시대’라는 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러시아의 극동지역과 중국의 동북 3성은 지하자원의 보고다. ‘나진-하산 프로젝트’ 등 이 지역의 자원개발 프로젝트는 동해에 인접한 국가들의 에너지, 식량부족 문제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여기에 중국과 북한의 풍부한 노동력과 한국의 기술, 일본의 자금력이 합쳐진다면 세계 최대의 산업 경제 벨트를 형성하게 된다. 우리가 동해의 뱃길을 따라 자원을 개발하고 세계를 향해 나아가는 것. 이것이 환동해 시대다.”

▲ 마크 리퍼트 주한미대사 피습사건으로 대테러방지법 논의가 한창이다. 사진은 지난 2월 초정간담회에서 만난 이병석 의원과 리퍼트 대사.
- 동아시아 전 국가들이 참여하는 거대한 프로젝트라는 것을 알겠다. 그런데 남북문제도 있고 외교적 사안인지라 추진이 쉽지 않을 것 같은데.

“물론 쉽지만은 않은 문제다. 그러나 유가급락에 따라 큰 타격을 받은 러시아는 자원 의존적 경제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아시아 국가들과의 협력을 통한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 중국은 동북3성의 개발과 함께 물류난 해결의 답을 동해에서 보고 있다. 5.24조치로 남북경협이 막힌 북한도 중국·러시아와의 협력으로 생존의 길을 찾고 있다. 일본 역시 오랜 저성장 시대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중이다. 경제위기를 탈출하기 위한 동아시아의 모멘텀은 충분히 형성돼 있다고 본다.

이미 지난해 12월 ‘나진-하산 프로젝트’의 시범 운송사업으로 작지만 첫 결실이 있었다. 러시아산 석탄 4만500톤이 동해를 건너 포항항으로 들어오면서 남북경협에 대한 기대를 한껏 높여주기도 했다. 이러한 북방교역 강화를 통해 북한을 개방하고 경제적으로 부강해질 수 있도록 도와준다면 한반도 평화통일의 기반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 남북 외교문제가 나와서 말인데, 얼마 전 마크 리퍼트 주한미대사 피습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을 기화로 국회에서는 테러방지법 논의가 한창이다. 이 법안을 사건이 발생하기 전에 발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일각에서는 선견지명이 있었다는 말까지 나온다.

“선견지명까지는 아니고(웃음). 지난 해 12월 16일 호주 시드니 도심 카페에 인질 사건이 있었다. 진압되긴 했지만 인질범을 포함해서 3명이 사망했고 경찰 한 명이 얼굴에 총상을 입었다. 인질에는 한국 여성교민도 있었다. 아름답고 평화롭기만 할 것 같은 호주에서도 비극적인 테러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준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우리나라도 결코 테러에서 안전한 나라가 아니다. 이미 UN은 대한민국은 테러청정국이 아니라고 수차례 경고했고, 지난 2월에는 우리의 한 청년이 IS에 가담하는 안타까운 사건도 있었다. 전 세계적으로 테러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한민국은 테러방지법안 하나 없이 버티고 있는 것을 보면 보통 간 큰 나라가 아니다. 대테러방지법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중대현안이다.”

▲ 이병석 의원은 직접 발의한 대테러방지법에 대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국가의 중대현안"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 발의한 테러방지법안에는 어떤 내용들이 담겨있나.

“테러방지활동의 사각지대인 외국인 테러전투원 가담자, 테러단체 구성 및 가입자, 테러관련 허위신고자에 대한 처벌조항이 들어가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새로운 국제테러수법에 즉시 대응할 수 있는 전문가 양성 대책을 세우도록 법제화한 것이다. OECD 34개국 중 31개국이 수용한 ‘유엔안보리의 테러방지 국제협약’을 엄격히 준수해 논란의 여지를 줄이고자 노력했다.”

- 야권에서는 테러에 대한 개념이 불분명해 자칫 인권 침해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또 국정원에 과도한 권한을 부여해 민간인 사찰의 위험성도 제기하고 있다.

“인권침해는 ‘기우’에 불과하다. 법에서 규정한 테러에 대한 개념은 ‘인질억류 방지에 관한 국제협약’의 테러 개념과 동일하다. 또 현행법인 ‘테러자금금지법’에 이미 명시되어 있는 개념이다. 인권침해에 대한 우려는 전혀 없다고 할 수 있다.

국정원의 민간인 사찰이 우려된다는 비판은 야당이 10년간 지속적으로 제기하는 내용인데 전혀 논리에 발전이 없다. 이번에 발의한 법안은 민간사찰의 우려를 확실히 제거하기 위해 테러위험인물에 대한 정보수집을 할 경우에는 서면으로 (관계장관에게) 통보하도록 의무화했다. 또 국무총리를 보좌하는 정무직 테러조정관을 둬 국정원의 권한 남용을 엄격히 감시토록 규정에 넣었다.

분명한 것은 이번 법안은 IS나 알카에다와 같은 테러범들로부터 대한민국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것이지 우리 국민을 사찰하기 위해 만든 것이 아니다.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데에는 여․야가 없고, 이견이 없고, 진보와 보수도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마지막으로 정치인으로서 각오는 무엇인가.

“정치입문 초기부터 지금 이 순간까지 마음속에 품고 있는 좌우명은 ‘여민동락(與民同樂)’이다. 이 말은 ‘백성과 즐거움을 함께 한다’라는 맹자의 말로, 국민을 정치적 주체로 삼겠다는 뜻이고 ‘강강술래 정치’라고도 할 수 있다. 강강술래는 손을 잡고 함께 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공간이 넓어지고, 그 안에서는 차별도 경계도 없다. 그렇게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데 일조하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

무엇보다 국회의원은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국민통합을 실현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가는 우리는 모두는 하나다. 대한민국의 미래 개척에 국민들의 많은 관심과 동참을 부탁드린다. 지켜봐 주시라.”

 

<이병석 의원 프로필>

△1952년 10월 28일 출생
△고려대 졸업
△고려대 대학원 정치학 석사․박사
△미국 인디애나대 객원교수
△대통령비서실 정무비서관
△제16, 17, 18대 국회의원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위원장
△제19대 국회부의장(전반기)
△現 제19대 국회의원(새누리당, 경북 포항시북구)
△국회법제사법위원회 위원
△대한야구협회 회장
△국제야구연맹 집행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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