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7일 박근혜 대통령과 김무성, 문재인 등 여야 대표가 한 자리에서 만나 국정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지난 17일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만난 3자 회동에서 문재인 대표가 존재감을 드러냈다. 전임 대표들이 빈손으로 돌아온 것과 달리 결과문 도출과 정례화 여지를 남겼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다.

박근혜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문재인 대표는 부정부패 척결과 경제살리기에 적극 환영하며 초당적 협력의사를 표시했다. 다만 세부적인 내용에서는 결이 달라 박 대통령과 격론을 벌이기도 했다. 문 대표는 최저임금인상과 소득주도성장을 강하게 역설했고,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정책에 부정적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동이 끝나고 여야 대표는 2시간 가량 청와대에 더 머물며 이병기 비서실장, 조윤선 정무수석과 함께 언론발표 내용을 조율하기도 했다.

회동이 끝나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문 대표는 “시간제약 때문에 다 하진 못했지만 대통령과 진지하게 대화를 나눴다. 국민들의 목소리를 있는 그대로 전달하기 위해서 노력했다”며 “한 술밥에 배부를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정례화해 여야 대표가 요청하면 만나겠다고 하신만큼 공감과 이해를 넓히는 기회로 삼아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박 대통령의 소통행보에 명분만 제공했던 전임 야당 대표들과 대조되는 부분이다. 지난 2013년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과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박 대통령과 회동을 가졌지만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언론의 관심은 박 대통령의 소통행보와 대응책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지난해 박영선 비대위원장 역시 세월호 문제와 인사문제에 대해 강력히 항의했지만 정국의 돌파구는 마련하지 못했다.

존재감을 드러낸 문 대표와 달리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중재자를 자처하며 몸을 낮췄다. 문 대표의 날선 비판이 이어질 때마다 김 대표는 분위기가 냉각되지 않도록 중간에서 분위기를 조율했다.

모두발언이 끝나고 비공개로 회동에 들어가서 문 대표가 정부의 정부정책을 조목조목 비판하자 분위기는 급속도로 냉각됐다. 이에 김 대표는 문 대표를 향해 “4년이나 청와대 계셨는데 국정의 깊은 경험으로 개혁을 같이 완성할 수 있도록 서로 협조하길 바란다”며 중재를 시도했다.

이 밖에도 문 대표가 ‘임을 위한 행진곡’을 요청해 박 대통령이 난처해하자 김 대표는 “제가 참석해 크게 부르겠다”며 전체적인 회동 분위기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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