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순석 신안그룹 회장.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최근 금융계열사의 불법 대출 사건에 연루된 박순석 신안그룹 회장이 수십 억원대 해외 원정도박 의혹에 휩싸였다.

검찰은 최근 박순석 회장이 지난 2013년 2월부터 지난 2월까지 수차례에 걸쳐 마카오 원정도박을 벌인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검찰은 박순석 회장이 2013년 2월과 5월, 그리고 지난해 가을과 올 2월 설 연휴에 마카오 카지노 두 곳에서 도박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박순석 회장의 도박 의혹 규모는 ‘억’소리가 난다. 지난 2013년 2월 도박 당시 약 2억2,500만원, 같은 해 5월 도박 당시 약 10억원 규모의 도박을 벌인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이후에도 1년에 2~3차례씩 마카오에서 수십 억원 규모의 도박을 했고, 필리핀에서도 도박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3일 <중앙일보>는 박순석 회장이 마카오에서 도박을 하고 있는 모습이 찍힌 사진을 공개해 의혹에 무게를 더했다. 사진 속 박순석 회장은 1만 홍콩달러(약 140만원)짜리 칩을 들고 바카라 도박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문제는 박순석 회장을 둘러싼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춘천지검 속초지청은 중소기업으로부터 거액의 수수료를 받고 대출을 알선한 혐의로 정모(60) 씨를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구속된 정씨는 박순석 회장의 측근으로, 마카오 도박에도 동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앙일보>가 보도한 박순석 회장의 바카라 사진에서도 정씨의 모습이 포착된다.

검찰은 정씨가 사업가 A씨에게 3억원의 수수료를 받고 신안그룹의 금융계열사인 신안저축은행으로부터 48억원을 대출하도록 알선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순석 회장과의 친분을 이용했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며, 여기에 도박이 개입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순석 회장이 계열사의 대출에 관여하고, 이를 통해 정씨가 얻은 수수료를 도박 자금으로 썼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신안그룹 측은 박순석 회장을 향한 억대 도박 의혹은 사실무근이며, 마카오에 간 것은 사업 목적이었다고 밝혔다. 리조트 및 호텔 사업을 추진하면서 ‘벤치마킹’을 위해 다녀온 것이라는 입장이다.

◇ 과거에도 도박 적발된 박순석 회장

신안그룹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박순석 회장을 향한 의혹의 시선은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여기엔 박순석 회장의 과거 전력이 크게 작용한다. 박순석 회장은 지난 2001년 자신이 보유한 골프장에서 상습적으로 내기 골프를 치고, 40억원대 도박을 벌인 혐의 등으로 구속된 바 있다. 당시 박순석 회장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받아 유죄가 확정됐다.

한 카지노 관계자는 “어떤 칩을 사용하느냐는 곧 도박의 규모를 의미한다”며 “1만 홍콩달러 칩을 사용했고, 며칠에 걸쳐 바카라를 했다면 도박 규모가 상당할 것이다. 단순한 관광이나 놀이 차원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최근 2세 승계 작업에 시동을 건 박순석 회장을 둘러싼 억대 원정 도박 의혹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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