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협상파트너였던 우윤근 새정치연합 원내대표의 임기가 4월 임시국회를 끝으로 종료되는 가운데, 유승민 원내대표의 정치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7일 개회하는 4월 임시국회를 마지막으로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와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가 임기를 마친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로서는 오랜 협상파트너인 우윤근 원내대표의 임기 안에 중요 현안에 대한 협상을 끝내야할 과제가 남았다.

4월 임시국회에서 새누리당이 역점 추진하는 개혁안은 단연 ▲공무원연금개혁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이완구 총리, 최경환 부총리가 공식석상에 강조하는 ▲노동시장개혁도 이번 회기에 끝내야 한다. 그 밖에 청년취업을 위한 민생법안이라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크라우드펀딩법 등이 있다.

◇ 줄 것 많은 새정치연합, 바꿔줄 것 없는 새누리당

문제는 여야가 첨예한 대립을 보이는 법안이라는 데 있다. 대타협기구를 만들어 공무원연금개혁을 논의하는 것까지는 성공했지만, 구체적 수치를 두고 협상타결까지는 여전히 쉽지 않다. 노동시장개혁도 ‘노동시장 유연화’를 두고 여야의 이견차가 큰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우 원내대표의 임기가 임박했다는 사실이다. 우 원내대표에 대한 평가는 오히려 새누리당에서 더 높다. 국회선진화법 하에서 ‘식물국회’라는 비아냥 속에 돌파구를 찾지 못하던 세월호 정국을 여야 합의로 이끌어 낸 것이 우 원내대표다. 당 안팎으로 정치력과 협상력을 인정받은 대목이다. 새누리당이 공무원연금 등 여야가 첨예한 대립을 보이는 현안을 우 원내대표 임기 내에 처리하고자 하는 이유다.

▲ 막상 새누리당이 새정치연합에 제시할만한 카드가 많지 않다는 게 문제다. 야당은 증세, 최저임금인상,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자원외교 국조 특위 출석 등을 요구하지만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이 대목에서 고개를 드는 것이 '개헌특위구성'이다.
새누리당의 핵심 관계자는 우 원내대표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과거야당은 원내대표 합의사항을 의원총회에서 뒤집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그런 모습이 이번 원내지도부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우 원내대표의 정치력과 협상력이 두드러지는 모습”이라며 “우 원내대표 역시 대타협기구를 통해 합의점을 찾는데 중요한 의미를 두고 있는 만큼, 이번 회기 내 쟁점현안 처리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기대와는 달리, 새정치연합이 제시할만한 카드는 많은데 새누리당이 제시할 매력적인 카드가 별로 없다. 새정치연합이 4월 임시국회에서 의제로 삼고 있는 현안은 최저임금법과 세율인상이다. 그 중에서도 핵심은 자원외교 국조특위에 이명박 전 대통령의 증인출석여부다. 그러나 이 부분에 대해 새누리당이 받아들이기는 결코 쉽지 않다. 문재인 대표가 자신의 출석을 전제로 이 전 대통령의 출석을 요구했음에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관련기사 : 김무성 “문재인 발언 취지 파악부터”… 유승민 “누가 봐도 정치공세”>

이 대목에서 고개를 드는 것이 ‘개헌특위 구성 합의’다. ‘개헌’ 논의는 여야를 막론하고 국회의원들이 관심을 갖는 대목이고, 특히 새정치연합이 적극적이다. 유 원내대표 역시 수차례 “자연스럽게 논의할 계기가 곧 올 것”이라며 개헌논의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지난 3일 새누리당 의총에서도 이재오 의원을 비롯해 12명의 의원이 개헌론에 다시 불을 지피기도 했다.

물론 유 원내대표가 개헌 카드를 꺼내들지는 확실치 않다. 박 대통령이 “개헌은 정국의 블랙홀”이라며 부정적 입장이고, 친박계 의원들도 부정적이다. 더구나 개헌은 폭넓은 담론이고 의원들마다 미묘한 입장차를 보인다. 합의가 쉽지 않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의 또 다른 관계자는 “야당이 가장 원하는 것이 현안이 개헌논의라는 것은 잘 알고 있다”면서도 “의원총회 내에서 먼저 결론을 내야하는데 의견이 너무 분분해 하나로 모으는 게 쉽지 않다. 유 원내대표의 고민이 깊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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