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부동산 시장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시사위크=강해경 기자] 최근 부동산 시장의 패러다임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봄바람인지 칼바람인지 정확한 분석이 필요해 보인다.
 
지난 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하나 등 4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올 2월말 현재 약 241조원으로 작년기준(214조5,000억원)보다 12.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9세 이하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44조4,000억원에서 54조8,000억원으로 23.6% 늘었다. 이는 40대(11.5%)와 50대(7.9%)의 증가율에 비해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이렇듯 39세 이하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크게 늘면서 전체 주택담보대출 비중도 작년 2월말 20.7%에서 올해 2월 말 22.7%로 2.0% 증가했다. 여전히 4,50대가 주택담보대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이는 작년에 비해 각각 0.2%p, 1.2%p 하락한 수치다.

이런 변화는 저금리와 전세난에 지친 30대 젊은층이 차라리 빚내서 집사자는 쪽으로 눈을 돌린 때문으로 보인다. 치솟는 전세금에 그동안 전세·반전세만 물색하던 30대가 2%대로 대출금리가 싼 지금 집을 사는 것이다. 이를 두고 ‘부동산시장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새로운 주거 트렌드’ 등 여러 긍정적인 분석이 나오고 있다. 30대의 주택구매 움직임이 활발해지자 한동안 지체됐던 주택시장의 수요가 늘어날 것을 기대해 일각에선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마냥 봄바람으로 전망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대출과 낮은 대출금리에만 기댄 것이라면 후에 하우스푸어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까스로 귀한 전세를 구했어도 부담은 여전하다. 지난 3일 한국감정원에 의하면 2011년 이래 꾸준히 하락세이던 전월세전환율이 최근 들어 둔화됐기 때문이다. 전월세전환율은 전세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전용되는 비율로, 수치가 높으면 상대적으로 전세에 비해 월세 부담이 높다는 의미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주택유형별로 아파트 6.0%, 연립다세대주책 8.2%, 단독주택 9.2%순으로 나타났다. 올해 2월을 기준으로 아파트는 전월과 동일하나 연립다세대 및 단독주택은 0.1%p 상승했다.

지난 2일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최근 주택임대차시장의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가격은 향후에도 높은 상승세를 유지하고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특히 자금여력이 상대적으로 탄탄치 못한 2,30대의 주거부담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연구원 측은 “미분양 아파트를 활용하거나 소형 및 임대주택의 공급을 증대하는 등 전세 공급량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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