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정원_순창 찰고추장
[시사위크=김은주 기자] "백미 비켜!"
하얀 빛깔을 뽐내던 백미가 웰빙열풍에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반면, 거친 식감때문에 비교적 선호도가 낮았던 현미가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백미에 비해 현미가 영양학적으로 월등하게 높다는 이점 때문이다. 상황이 이러하자 식품업계들이 백미를 현미 등으로 대체하며 소비자의 시선 끌기에 집중하고 있다.

대상㈜ 청정원은 최근 순창고추장 주력 제품의 원료였던 쌀에서 현미로 전격 교체하고 본격적인 ‘현미고추장’ 시대 개막을 알렸다. 지난 2009년, 고추장의 주원료를 기존 밀가루에서 쌀로 바꾸며 ‘쌀고추장’ 시대를 선도했지만, 이와 같은 트렌드를 사전에 간파하고 현미고추장으로 대대적인 변신을 모색하게 된 것이다.

그럴만한 것이 현미는 식이섬유가 풍부해 변비를 예방하고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불포화지방이 풍부해 고혈압, 동맥경화, 심장병 같은 혈관 질환 예방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순창고추장 전체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주력품목인 ‘청정원순창 태양초고추장’ 제품군에 모두 현미를 적용, ‘청정원순창 100%현미 태양초고추장’으로 전면 리뉴얼 출시했다. 더불어 맛과 건강을 함께 담은 ‘좋은생각 고추장’ 캠페인 전개를 통해 소비자에게 현미고추장의 우수성을 알려나갈 계획이다.

대상㈜ 장류 담당 최광회 상무는 “현미는 영양학적으로 완벽에 가까운 식품이지만 거친 식감 때문에 꺼리는 소비자들이 많다”며 “이러한 점에서 착안해 한국인의 전통 식문화에서 빠질 수 없는 고추장에 현미를 적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상은 고추장 외에도 2008년 현미만을 발효시켜 만든 프리미엄 현미식초를 선보이고 있다. 첨가물 없이 100% 국내산 원료로 장기간 자연발효, 자연숙성을 거친 제품이다. 최근 3년간 연평균 13.9% 가량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즉석밥도 백미대신 현미 등으로 대체되는 분위기다. 실제로 현미 즉석밥 시장의 경우 2011년 16억원에서 2013년에는 84억원으로 5배 이상 불어났다. 이에 따라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찰기가 좋은 품종의 현미만 엄선해 찰지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의 '100% 현미로 지은 밥'을 출시했다. 적은 양을 먹어도 쉽게 포만감을 느끼는 현미밥의 특성을 고려해 용량도 130g으로 줄였다. 오뚜기는 발아현미 50%에 국내산 찹쌀을 혼합한 발아현미밥을 즉석밥 형태로 내놨다. 싹을 조금만 발아시켜 싹이 트면서 생성되는 발아현미의 영양분을 그대로 섭취할 수 있도록 한것이다. 농심도 현미로 만든 ‘농심 햅쌀밥 오(五)현미밥’을 내놓고 판매중이다.

시리얼이나 스낵 등에도 현미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풀무원은 기존의 시리얼과 달리 현미와 보리 등 통곡물과 크랜베리로 만든 ‘뮤즐리 크랜베리’를 선보이고 있다. 기존의 시리얼 보다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비타민B군과 철분 함량이 높은 것을 강조하고 있다. 크라운제과도 지난해 5월 ‘키커바 시리얼 현미’를 출시했다. 초콜릿 사이에 100% 국내산 현미를 혼합해 맛과 영양을 동시에 살린 초콜릿바다. 영양소가 풍부하지만 거친 식감으로 대중적 인기를 끌지 못했던 현미를 한 번 쪄낸 후에 튀겨내어 바삭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을 살렸다.

이외에도 초록마을은 쌀스낵과 쌀국수의 웰빙 버전으로 ‘유기농 현미스낵’과 ‘현미쌀국수’ 등을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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