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신상진 새누리당 후보자, 정환석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자, 김미희 무소속 후보자.<출처=신상진캠프, 정환석캠프>
[시사위크 우승준 기자] 최근 여론조사에서 발표한 성남중원구 후보자 지지율과 현장 민심은 사뭇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각 캠프 관계자들도 인지하고 있는 부분이다. 지난 8일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신상진 후보 측 관계자는 캠프를 방문한 기자에게 “지지율은 지지율일 뿐, 실제 뚜껑을 열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알 수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앞서 <CBS ‘노컷뉴스’>에 따르면 성남중원에서 신상진 후보자 지지율은 42.1%로, 2위 정환석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자(32.7%)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는 모습을 보였다. 통진당 해산으로 인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미희 후보자는 11.5%를 차지했다.(지난 3일부터 5일간 성남중원 성인남녀 563명 대상, 신뢰수준95%, 표본오차 ±4.13%p /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여론조사결과와 사뭇 다른 현장 분위기

선두를 달리고 있는 신상진 후보자 측이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는 그만큼 지역 민심이 야권과 가까이 있음을 시사한다. 이 지역에서 진행된 지난 18대 대통령 선거와 지난해 6·4지방선거 등 큼직한 선거들을 살펴보면 표심이 야권에 향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지역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남경필 경기도지사 모두 야권 후보자에게 열세를 보였다. 

야권 성향의 민심은 지금도 변함이 없는 분위기다. 이러한 민심은 현장에서 쉽게 접할 수 있었다. 금광동에서 20년간 부동산을 운영하고 있는 박모(70·여) 씨는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10년간 여당과 통진당이 무슨 일을 했는지 잘 모르겠다”며 “이번에는 ‘2번’ 뽑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얘기는 비단 박씨만의 의견이 아니었다. 지난 8일 중원구 일대를 돌며 만난 다수의 주민들은 지난 10년간 이 지역 일꾼이던 새누리당과 전 통합진보당의 공적을 낮게 평가했다. 이는 ‘지역발전’을 선봉으로 내세운 3명의 후보자 공약을 통해서도 짐작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주민들이 ‘2번’을 언급하는 데는 정환석 후보자의 ‘노동운동’ 경력이 큰 버팀목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정환석 후보자는 한국노총 에스콰이어 캐주얼 노조 위원장을 역임한 바 있다. 상대원동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이모(61) 씨는 “야당 후보자가 노동운동한 사람으로 알고 있다”며 “이 동네 절반이 샐러리맨이다. 그들 마음을 잘 아는 사람일 것”이라고 그를 지지했다.

▲ 신흥역 인근에 걸려진 성남시중원구선거관리위원회의 포스터.
성남 중원구의 경우, 지난 2001년 상대원동 일대를 중심으로 ‘벤처기업 육성 촉진 지구’로 지정된 바 있다. 현재 생산라인과 석유화학, 기계 등 다양한 산업군이 중원구 내 거대한 단지를 이루고 있으며, 공단의 종사자는 약 1만5,000명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중원구가 구성하는 환경을 비춰볼 때, 정환석 후보자가 보건 전문가인 타 후보자들에 비해 쉽게 지역민심 안으로 녹아들 수 있음을 짐작 가능케 했다.

다만 그에게도 아킬레스 건은 존재한다. 바로 ‘존재감’이다. 이 지역에서 당선된 경험이 있는 타 후보자들에 비해 정환석 후보자의 존재감은 미미한 편이다.

반면 존재감으로는 이 지역구에서 재선(17·18대)을 지냈던 신상진 후보자가 강세다. 재선 경험의 신상진 후보자는 특유의 발품으로 꾸준히 주민들을 접하며 잦은 스킨십을 유지하고 있다.

모란역에서 만난 전모(25·여) 씨는 “사회복지사로 일하는 친구 일터에 신상진 후보자가 종종 봉사활동을 왔다”고 말했다. 상대원동에서 만난 대학생 송모(20·여) 씨는 “후보자 중 실제로 본 사람은 신상진 후보자 밖에 없다”며 “어머니가 미용실을 운영한다. 지난 총선에서 그는 떨어졌지만, 우리 미용실을 찾아와 ‘고맙다’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야권 성향이 강한 중원에서 신상진 후보자의 존재감 원동력인 ‘근면성’이 부각되는 대목이다. 따라서 중원구 주민들 사이에서는 ‘신상진’이란 인물론과 노동 전문가를 앞세운 ‘제1야당’을 놓고 딜레마가 커질 전망이다.

한편 통진당 해산으로 의원직을 박탈당한 김미희 무소속 후보자를 향한 민심은 미지근하다. 수진역 인근에서 만난 환경미화원 한모(50) 씨는 “종북논란으로 시끄럽지 않았나. 이번에는 큰 정당에서 선출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더욱이 30%를 웃도는 타 후보자들과의 지지율 격차도 김미희 후보자를 향한 민심을 짐작 가능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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