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29 재보선 관악을에 출마한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 그는 다른 후보에게는 없는 자신만의 강점을 '실천력'으로 꼽았다. 자신 만이 관악발전을 힘 있게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관악구 대학동이 젊은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인 반면, 길 하나를 건너 있는 삼성동 시장은 밤 8시가 조금만 넘어도 인적이 드물다. 오래된 골목이 여기저기 산재한 재래시장인 탓이다.

삼성동 시장 입구에서 지나치는 사람들을 향해 90도로 인사하는 사람이 한 명 있었다. 바로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다. 밤은 깊어감에 따라 그의 눈길은 더욱 어둡고 사람의 발길이 적은 곳을 향했다. 관악발전을 위해 특히 낙후되고 어려운 지역일수록 더 봐야한다는 그의 의지가 읽힌다.

“나는 중앙정치나 이념정치 같은 거 잘 모른다. 관악에서 태어나 자랐고 우연한 기회에 제안을 받아 정치에 입문했다. 10년 동안 관악의 발전을 위해 일했고, 앞으로도 관악만 바라볼 것”이라는 게 그의 굳은 의지다. <시사위크>가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23일 오후 9시, 삼성동 시장 앞에서 그를 만났다. 다음은 오신환 후보와의 일문일답이다.

- 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 연극인 출신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어떻게 연극배우를 하다가 정치를 하겠다는 생각을 했나.

“변희재 후보가 이것을 가지고 공격하기도 했지만(웃음), 사실 연극을 운동의 일환으로 시작했다. 물론 순수예술영역의 연극도 했지만, 사회를 좀 바꾸고 싶은 마음에 대학 재학 중 농활에서 계몽운동을 하고 사회적 이슈를 연극에 담는 일을 했다. 그래서 연우무대 극단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사회적 이슈를 담은 연극들을 통해 세상을 좀 변화하게 만들고 싶다.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삶을 변화하게 하고 싶었다. 단 처음부터 정치를 하려던 생각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우연치 않은 기회에 제안을 받았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 사회를 변화하게 만드는 게 정치라고 생각해 시작했다.”

- 관악을 유권자들은 주로 뭐라고 하시는가.

“이번만은 바꿔야한다는 말씀들을 많이 하신다. 아시다시피 관악을은 27년간 야당인사가 당선됐다. 그런데 그 결과가 무엇인가. 인근 강서구에는 방화동 한 곳에만 지하철역이 8개다. 관악구는 동작구와 공유하는 역들을 포함해도 단 여섯 개에 불과할 정도로 낙후됐다. 이것이 야당이 독주해온 관악의 현주소다. 그래서 그런지 관악을 위해 신나게 한 번 일해보라는 말씀들을 많이 해주신다.”

▲ 오신환 후보의 선거운동을 지원하고 있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 최근 여론조사 지지율을 보면 오 후보가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정태호 후보의 추격세가 만만치 않다. 어떻게 분석하고 있는지.

“원래 관악의 구도는 65대 35로 여권에 불리한 지형이다. 그런데 정동영 후보의 출마로 야권이 분열돼 있다. 또 지난 19대 총선에서 야권 단일화를 한다고 떠들썩했지만, 지금도 야권은 분열해 이전투구 양상을 보이고 있다. 관악구민들이 여기에 실망하고 있다. 19대 총선과 비교할 때 제가 체감하는 분위기가 다르다. 10년을 이 지역에서 관악을 위해 정치를 하니 알아봐주시는 분들도 많고 그 때보다 훨씬 변화된 관악에 대한 기대감이 유권자들 사이에 높다.”

- 기본 토양이 새누리당에 불리한 것은 어느 정도 사실인데, 부동층이나 젊은층 유권자로의 외연확대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가.

“관악을은 35%가 새누리당을 지지하고 65%가 새누리당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인데, 그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려면 정말 정성을 다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래서 젊은층이나 1인 가구들의 행복을 위한 고민을 많이 했다. 관악을에는 1인 가구 비중이 매우 높다. 서울시 평균이 24.4%인데 관악을은 38.8%다. 1인 가구들의 커뮤니티와 사회공공서비스 확충을 목표로 나행복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또 청년층의 희망사다리와 지역상권 발전을 위한 사법시험 존치안도 공약에 포함시켰다. 진정성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세 후보 중에 가장 관악지역 공약을 꼼꼼히 준비한 것 같다. 그런데 성완종 리스트 파문도 불거지고 당 대표 등 거물급 인사들이 총 출동하면서 당 선거, 중앙선거가 돼버린 느낌이다.

“그런 면이 없지 않다. 그러나 재보선인 만큼 중앙선거구도가 나올 것은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일이다. 그런 부분에 흔들리지 않고 내 길을 가겠다. 사실 나는 중앙정치나 이념정치 같은 건 잘 모른다. 관악에서 태어난 토박이로 우연한 기회에 정치에 입문한 이후, 관악만 보고 일했다. 크게 개의치 않는다.”

- 사실 지역이슈가 그리 많지 않다보니 공약들이 어느 정도 비슷한 부분이 있다. 오신환만의 차별성이 있다면 무엇인가.

“이해찬 의원이 20년을 있었으면서도 다른 주변지역에 비해 낙후된 상태로 방치했다. 이해찬 의원에 대한 지역민들의 성토를 많이 듣고 있다. 정태호 후보의 경전철 사업은 도대체 몇 번째 말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처음 나온 게 2007년인데 아직 시행도 안되고 있다. 사법시험도 마찬가지다. 참여정부에서 사법시험을 폐지한 당사자가 누구인가. 바로 ‘친노’들이다. 스스로의 잘못을 시인하는 셈인데 적극적으로 할 지 회의적이다.

오신환이 가진 차별성은 바로 실천력이다. 관악 발전을 위한 예산을 끌어오는 일이나, 사법시험과 로스쿨 병존의 적정수준 등을 국회에서 꾸준히 논의할 수 있는 사람은 오신환뿐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김무성 대표가 예산소위에 넣어주기로 공개적으로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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