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현수 롯데손해보험 사장
[시사위크 = 이미정 기자] 롯데손해보험(대표 김현수)이 롯데그룹의 ‘애물단지’가 되고 있다. 수년째 수익성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데다, 각종 지표에서도 업계 최하위권에 머물면서 롯데의 자존심에 생채기를 내고 있는 것.

지난해 초 ‘구원투수’로 투입된 롯데쇼핑 ‘재무통’ 출신 김현수 사장의 경영 성과 역시 시원찮긴 마찬가지다. 야심차게 추진했던 ‘LIG손보 인수전’은 실패로 돌아갔고, 그 사이 수익성과 시장 점유율, 재무건정성, 운용실적 등은 더 고꾸라졌다. 급기야 최근엔 유상증자로 부랴부랴 자금 확보에 나서는 모습까지 보였다.

지난달 롯데손보는 1,501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유상증자는 3년만이다. 자금 조달 이유는 재무건전성을 강화하고 운용자금을 확대하기 위해서였다. 특히 지급여력비율(RBC)을 개선시키기 위한 목적이 컸다.

◇ 수익성ㆍ운용실적 초라한 성과

롯데손보는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판단할 수 있는 지표인 지급여력비율(RBC)이 악화된 상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롯데손보의 RBC 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134.7%로, 금감원 권고 수준인 150%를 크게 밑돈다.

지급여력비율(RBC)은 보험회사가 고객에게 보험금을 제때 지급할 수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다. 롯데손보의 RBC비율은 최근 몇 년째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2012년 186.47% 수준이었던 RBC비율은 2013년 168.72%로 떨어지더니 급기야 지난해엔 134.7%까지 떨어졌다. 이는 손보업계 최하위권 수준이다. 롯데손보는 이번 증자를 통해 RBC비율이 180%까지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수년째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수익성도 골칫거리다. 지난해 롯데손보의 당기순이익이 25억원 가량으로, 전년 대비 49% 감소했다. 2013년 실적 산정시 3분기만 포함된 상황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순이익 감소폭은 더 큰 형편이다. 수익 감소에는 몇 가지 요인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치솟고 있는 손해율이 한몫했다. 롯데손보의 손해율은 2013년 88.64%에서 지난해 90.32%까지 올라간 상황이다.

또한 지난해 롯데손보가 ‘LIG손보해보험 인수전’에 총력을 다하면서 상대적으로 보험 영업 쪽을 소홀히 했던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롯데손보는 지난해 LIG손보 인수를 통해 외형 확대를 노렸으나, 실패로 끝났다. 그러는 사이 지난해 롯데손보의 시장 점유율은 오히려 줄었다. 롯데손보의 지난해 시장 점유율은 3.02%로, 전년(3.08%)보다 0.6%포인트 줄어들었다.

◇ 업계 최하위 수준 탈출 언제쯤?

이외에 다양한 운용 지표들이 하향세를 보이면서 롯데손보는 여려모로 우울한 처지에 놓여있다. 우선 작년 운용자산이익률이 4.23%로 전년(4.81%)보다 0.58%포인트 하락했다.

퇴직연금 운용실적 면에선 업체 최하위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것도 뼈아픈 일이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퇴직연금 취급 6개 손보사의 확정급여형(DB) 원리금 보장 상품의 5년과 7년 운용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각각 20.63%, 30.15로 꼴찌를 기록했다. 적립금 1조원의 절반가량을 그룹 내부거래에서 손쉽게 확보한 점을 감안하면 최악의 운용 능력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또한 직영복합 손보사 가운데 불완전판매 비율이 0.51%로 가장 높을 뿐 아니라 민원발생평가에서도 하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롯데손보는 ‘2013년 금융사 민원발생평가’에서 꼴찌 등급인 ‘5등급’을 받았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김현수 사장의 리더십에도 강한 의문부호가 붙고 있는 모습이다. 구원투수로 투입됐으나 아직까지 뚜렷한 경영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가 지휘봉을 잡은 뒤 회사 사정이 더 악화됐다는 점에서 실망감을 토로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그가 보험업 관련 경험이 없는 것이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올해 롯데손보는 수익 중심으로 내실 경영을 다지는 데 더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과연 저금리 기조로 보험사의 금리 역마진 우려가 가중되는 상황에서 롯데손보가 침체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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