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29재보선 참패를 계기로 당 안팎에서 사퇴를 권유받고 있는 문재인 대표가 당내 갈등 봉합에서 역량을 보여주지 못할 경우 이른바 ‘손학규 대안론’이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는 데 당내 이견이 없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취임 100일을 맞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우울한 성적표를 받았다. 차기 대권주자 경쟁구도에서 독주체제가 붕괴됐고, 야권 민심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광주에서 홀대를 당했다. 5·18민주화운동 기념 행사 참석 차 1박2일 일정으로 광주를 찾았으나, 전야제에서 일부 시민들의 항의로 돌아서야 했던 문재인 대표의 쓸쓸한 뒷모습이 현재의 ‘위기상황’을 잘 보여주고 있다.

실제 문재인 대표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권주자 지지율이 20% 아래로 떨어진 것은 2·8전당대회 이후 처음이다. 당 대표 선출 직전부터 대세론을 형성하며 지난 4개월여 동안 지지율 1위를 지켜왔으나, 공교롭게도 대표 취임 100일인 18일 2위로 떨어졌다. 특히 시사저널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한 호남권 여론조사 결과는 문재인 대표의 상심을 불러오기에 충분했다.

◇ 손학규, 비주류 구심점으로 부상… 복귀 시점 관심 집중

해당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는 전남 강진에서 칩거 중인 손학규(22.4%) 전 상임고문이 차지했다. 문재인(19.4%) 대표는 2위 자리마저 박원순(20.5%) 서울시장에게 내주고 3위를 기록했다.(광주·전남·전북 성인남녀 1000명 대상으로 유선전화 임의걸기 방법을 통한 ARS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 6.1%)

▲ 취임 100일을 맞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우울한 성적표를 받았다. 차기 대권주자 경쟁구도에서 독주체제가 붕괴됐고, 야권 민심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광주에서 홀대를 당했다. 그의 대선가도에 적신호가 켜진 셈이다.
사실상 손학규 고문이 문재인 체제의 가장 위협이 되는 변수로 등장했다. 4·29재보선 참패를 계기로 당 안팎에서 사퇴를 권유받고 있는 문재인 대표가 당내 갈등 봉합에서 역량을 보여주지 못할 경우 이른바 ‘손학규 대안론’이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는 데 당내 이견이 없다. 친노 중심의 역학구도를 재편하는 비주류의 유력한 구심점으로 손학규 전 고문이 제일 첫손에 꼽히고 있는 셈이다.

당내 손학규 전 고문의 역할론에 불을 지핀 것은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문병호 의원이다. 그는 복수의 매체를 통해 “문재인 대표가 실망감을 줬다”면서 “손학규 전 고문이 당의 리더를 맡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손학규 전 고문이 문재인 대표보다 “정치 경륜이 많고, 좀 더 폭넓은 정치를 해왔다”는 게 그 이유다. 문재인 대표로선 뼈아픈 지적이다.

앞서 손학규 전 고문은 구 민주당의 위기 국면마다 구원투수로 등장했다. 2007년 대선 패배 후 창당한 통합민주당과 19대 총선 및 대선 승리를 위한 민주통합당 출범에 일조했다. 때문일까. 당 안팎에선 현 새정치연합을 깨고 창당 수준의 새판 짜기를 해야만 손학규 전 고문이 칩거를 끝내고 여의도로 돌아올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 호남 민심 향배 따라 문재인vs손학규 ‘리바이벌’ 대결 예고

이는 손학규 전 고문의 지지율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났다. 시사저널이 의뢰한 호남권 여론조사에서 손학규 전 고문은 지지율 1위에 이어 신당 창당 시 참여를 희망하는 인사 순위에서도 1위(30.6%)에 올랐다. 정계 복귀설에 대한 손학규 전 고문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그의 대권가도는 ‘청신호’가 켜졌다.

문재인 대표를 필적할 대상으로 손학규 전 고문이 부상하면서 일각에선 지난 대선의 리바이벌 대결을 점치기도 한다. 두 사람은 지난 대선에서 민주통합당 후보직을 두고 경선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친 바 있다. 관건은 또다시 호남 민심이다. 호남 출신의 대권주자가 없다는 점에서 여전히 호남 민심은 요지부동이다. 문재인 대표는 경남 거제가 고향이고, 손학규 전 고문은 경기도 출신이다. 잠룡으로 분류되는 안철수 의원과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각각 부산과 논산이 고향이다. 대권의 동력이 될 호남 민심을 먼저 껴안는 주자에게 ‘미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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