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당권재민 혁신위원 상견례에서 (왼쪽부터) 김상곤 혁신위원장과 문재인 대표가 웃고 있는 모습.
[시사위크=우승준 기자] “혁신위에서 혁신안을 마련하는데 당내에서 저항에 부딪히는 경우 당 대표직을 걸고 재신임이라도 묻겠다.”

지난 15일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혁신위-최고위 비공개 상견례 자리에서 언급한 말이다. 이날 문재인 대표는 “혁신위에서 만든 혁신안을 관철시키지 못하면 새정치연합은 성공할 수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 대표직’을 언급하며 혁신위에 힘을 실어주는 문재인 대표 행보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재인 대표의 이날 발언을 살펴보면, 혁신위에서 만든 혁신안에 절대적으로 수긍할 것이란 것을 유추할 수 있다. 더 나아가 혁신위를 통해 친노계와 비노계의 불협화음을 차단하겠다는 게 문재인 대표의 생각이다.

◇ 친노-비노 견제론

혁신위와 최고위 상견례 자리에서 김상곤 혁신위원장은 “불신과 분열의 막말이 넘쳐나면서 국민과 당원 마음에 소금을 뿌리고 있다”며 “해당 행위자는 공직 선거는 물론, 당직 인사에 있어 그에 합당한 대가를 치르도록 하겠다”고 엄포한 바 있다.

김상곤 위원장은 이어 “혁신위원들은 문재인 대표 전위부대 같다”와 “현재 새정치연합 내 최소한 4개 그룹에서 분당 또는 신당창당을 준비하고 있다”는 발언을 꼬집으며 ‘당 혁신 장애물’로 평가했다. 김상곤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을 통해 문재인 대표의 친노계 뿐 아니라 비노계 견제가 힘을 받고 있다. 특히 비노계 견제 부분에 정치권 관계자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김상곤 위원장이 지적한 발언의 당사자들은 영남 3선의 조경태 의원과 호남 맹주로 꼽히는 박지원 의원이다. 조경태 의원과 박지원 의원의 노선을 구분하자면, 친노계와는 다소 거리감이 존재한다. 문재인 대표의 ‘비노 견제론’이 힘을 받는 이유다.

그러나 문재인 대표의 비노 견제론을 바라보는 정치전문가들의 시선은 곱지 못한 모양새다. 이들은 비노 견제론이 힘을 받으면 받을수록, 새정치연합을 바라보는 중도층과 지지층의 시선이 부정적일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김상곤 위원장이 ‘혁신 장애물’로 평가한 조경태·박지원 의원의 발언을 놓고, 친노계 입장에서는 고개를 끄덕일 수 있다. 반면 비노계에서는 이를 부정할 가능성이 높다. 두 의원의 발언을 ‘소신 발언’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풀이다. 결국 다시 한 번 계파 갈등이 번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16일 박지원 새정치연합 의원은 <KBS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이러한 말이 막말이라면, 정치에서 무슨 말을 해도 다 막말로 해석된다”며 “얘기가 안 된다”고 불편한 속내를 털어놨다.

혁신위를 통해 친노계의 '입'을 단속하는 것은 그리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 대표가 친노의 수장이란 점에서 그렇다. 하지만 혁신위의 공천권을 무기로 비노계 견제가 본격화될 경우, 당은 겁잡을 수 없는 수렁으로 빠질 수 있다는 분석이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혁신위의 공명정대한 활동만이 향후 당내 분란을 막을 수 있다고 새정치연합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