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부권 정국 속에서 유승민 원내대표 거취를 놓고 새누리당은 파열음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새정치민주연합은 ‘유승민 감싸기’에 나서는 모양새. 사진은 (왼쪽부터) 김태호 새누리당 최고위원,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 원유철 새누리당 정책위의장.
[시사위크=우승준 기자] ‘국회법 개정안’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다. 거부권 정국 속에서 책임론에 휩싸인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놓고 새누리당은 ‘사퇴론’으로 파열음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감싸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더 나아가 새정치연합은 새누리당을 응원하는 분위기까지 연출되고 있다.

2일 새누리당은 파열음의 최고조에 다달았다. 이날 김태호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유승민 원내대표 스스로 말씀했듯이 ‘콩가루가 아니라 찹쌀가루 되겠다’는 이 말씀의 행동을 보일 때가 바로 지금”이라며 유승민 사퇴론에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원유철 정책위의장은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든다”며 사퇴론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 새누리당 갈등 부추기는 노림수

이 와중에, 새정치연합은 ‘유승민 감싸기’를 포함한 새누리당의 분발을 촉구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공갈 발언’으로 자숙기간을 보내고 있던 정청래 새정치연합 최고위원은 SNS를 통해 “2010년 당시 박근혜 의원도 이명박 대통령의 세종시 수정안에 정면반기를 들었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유승민 찍어내기는 지난 여름날 자신의 행위에 대한 정면 부정”이라고 유승민 감싸기에 팔을 걷었다.

홍의락 새정치연합 의원 역시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유승민 원내대표가) 사퇴하면 야당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사퇴론을 주장하는 친박계 의원들을 우회적으로 비난했다.

또 문재인 대표는 지난 1일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새누리당이 복종할 대상은 대통령이 아닌 국민”이라며 “새누리당 의원들이 따라야할 근거는 부당한 당명이 아니라 헌법”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표는 이어 “새누리당은 의결 결과를 자우하는 다수당”이라며 “그런 새누리당이 표결 이탈이 두려워서 표결 불참을 지시하고, 새누리당 의원들은 표결에 불참한다면 참으로 비겁하고 부끄러운 행태”라고 덧붙였다.

문 대표의 이 같은 작심발언은 새누리당을 독려해 ‘표결 참여’ 쪽으로 방향을 잡을 수 있게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정치전문가들은 새정치연합이 겉으로는 새누리당을 응원하는 모양새지만, 속으로는 당내 갈등을 유발시키고 있다고 분석한다.

새정치연합은 유승민 감싸기에 목소리를 높이는 반면, ‘종북보다 더 심각한 것이 종박·유신헌법의 잔재’라며 박근혜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연이어 질타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의 이러한 행보가 새누리당 내 비박계(유승민 지키기)와 친박계(유승민 사퇴)의 갈등을 더욱 촉진시킨다는 것이다.

한편 2일 새누리당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유승민 원내대표 거취와 관련된 당 내홍이 최고조로 달한 가운데, 이 난제를 어떠한 방법으로 풀어나갈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