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현대사 열한 가지 질문/박세길 저/원더박스/320쪽/1만5,000원/2015년 6월 26일 출간.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우리 사회의 발전 속도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100년 전, 50년 전, 불과 10년 전과 비교하면 그 총알 같은 속도를 느낄 수 있다. 100전 만해도 삼시세끼를 챙겨먹는 사람은 극히 드물었고, 50년 전 서울은 폐허였다. 오늘날 우리 손을 떠나지 않고 있는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쓰이기 시작한 것도 10년이 채 안 된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정말 발전 했을까. 기술적으로 눈부신 발전을 맞은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그와 비례해서 살기 좋아졌다고 말하긴 어렵다. 늘 팍팍했지만, 갈수록 더 팍팍해지고 있는 것이 우리네 현실이다.

청년들의 취업난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이는 단순히 직업이 있고 없고의 문제에서 그치지 않는다. 결혼은커녕 연애조차 생각하기 힘들고, 과감한 모험은 그저 다른 세상 이야기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자신을 내던질 여유와 용기는 찾아보기 어렵다. 그보다는 남들에게 뒤처지지 않고, 남들을 밟고 올라서야하는 치열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것이 청년들의 현 주소다.

이 뿐 아니다. 취업 준비는 어린이집부터 시작되고, 학력과 학벌, 스펙에 따라 인간의 등급이 달라지는 세상이다. 빈부격차, 세대 및 지역 간 갈등, 정치적 갈등은 갈수록 그 간격이 넓어지고 있다.

이런 세상이 정말 발전한 세상일까. 이제 삼시세끼를 배불리 먹을 수 있고, 폐허였던 서울은 고층 빌딩과 아파트 숲이 됐으며, 손바닥 안에서는 스마트한 세상이 펼쳐진다. 하지만 사람의 설 자리는 점점 더 좁아지고, 사람이 행복을 느끼기 점점 더 어려워지는 세상이기도 하다.

<한국 현대사 열한 가지 질문>은 지나온 현대사를 통해 이런 현실들을 조명한다. 격동의 현대사를 관통하며 우리 사회가 어떻게 흘러왔는지, 그래서 어떤 결과로 이어지고 있는지 11가지 질문을 통해 살펴본다.

첫 번째 질문부터 예사롭지 않다. ‘청년 세대의 고통은 어떻게 시작되었나?’이다. 또한 진보 세력은 왜 추락했는지, 민족 분단은 피할 수 없었는지, 한강의 기적을 일으킨 주역은 누구인지, 민주화는 어떻게 가능했는지 등 날카로운 질문들을 주제로 현대사와 현실을 연결한다.

<한국 현대사 열한 가지 질문>의 저자는 한때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던 <다시 쓰는 한국현대사>를 쓴 박세길이다. 그는 프롤로그를 통해 “희망의 노래는 절망의 끝자락에서 울려 퍼지기 마련이다. 지금이야말로 그 희망을 노래해야 할 시기이다. 이 책이 작은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고 밝히고 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여기서 미래는 그저 먼 미래를 말하지 않는다. 당장 내일, 내년, 5년 뒤의 우리 사회를 완전히 바꿀 수 있다. 특히 우리가 지나온 격동의 현대사는 부족함과 아쉬움이 많은 역사다. 우리로선 뼈저리게 반성하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온고지신’의 자세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격동의 현대사를 거울삼아 오늘날을 비춰내는 <한국 현대사 열한 가지 질문>을 통해 좀 더 나은 미래에 한 걸음 다가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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