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승민 새누리당 전 원내대표가 지난 8일 사퇴기자회견 후 측근그룹과 해단식 겸 만찬자리를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는 조해진 원내수석부대표와 김세연 의원, 민병주 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최근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대권주자에 반열에 오르면서 '유승민계'로 정가에서 회자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내년 총선에서 다들 잘돼서 남길 바란다.”  

지난 8일 원내대표 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유승민 원내대표가 측근들과 함께한 만찬자리에서 한 말이다. 평소라면 덕담 수준의 말일 수 있지만, 내년 총선을 불과 몇 개월 앞둔 시점에서 청와대에 미운털이 단단히 박힌 터라 의미가 결코 가볍지 않다.
 
<더팩트>의 보도에 따르면, 유 전 원내대표는 조해진 원내수석부대표를 비롯해 김세연, 김희국, 민병주, 이종훈 의원 등과 함께 원내대표단 해단식 겸 가벼운 술자리를 가졌다. 정가에서는 자리에 참석하지 않은 권은희 의원을 포함해 이들 의원들을 이른바 유승민계라고 칭하고 있다. 유 전 원내대표가 이번 국회법 개정안 정국에서 급부상하며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면서 측근그룹이 자연스럽게 계파로 격상된 것이다.
 
이들은 유 전 원내대표와 개인적인 교분이 깊고, 무엇보다 양극화 해소나 친서민 정책 등 유 전 원내대표의 경제철학을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대권반열에 오른 유승민과 측근그룹 주목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한 의원실 관계자는 원내지도부를 꾸리면서 서로 폭넓게 친해진 것이 사실이다. 유 대표가 말하는 따뜻한 보수에도 공감하고 있고 경제정책기조를 함께한다고 밝혔다. 다만 유승민계라고 불리는 것에 대해서는 친한 것은 사실이지만 계파라고 까지 하기는 어렵고, 단지 언론에서 그렇게 분류하는 것 뿐이라고 말을 아꼈다.
 
실제 유 전 원내대표가 떠오르는 여권 내 유력 정치인이 된 것은 맞지만 계파라고 하기에는 그 세가 아직 미약한 것이 사실이다. 대부분의 의원들은 초·재선이고 그 수도 결코 많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 유 전 원내대표가 친박계의 힘에 속절없이 밀린 것도 세가 약했던 것이 원인이다.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른바 유승민계의 공천이 어렵지 않겠냐는 분석도 나온다. 유 전 원내대표가 자신의 대권주자로 발돋움 한 것은 사실이지만, 공천권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서는 배제된 상태다. 유 전 원내대표가 살아남기를 바란다고 말한 것도 그런 이유 아니냐는 것.
 
당내 사정에 밝은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아마도 유승민계에 대한 인지도나 그들에 대한 지지도는 높아질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당내 세력 확장성 측면에서 고려하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 원내대표의 차기행보에 따라 충분히 반전도 가능하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번 국회법 정국에서 쌓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성과물을 적시에 내놓을 경우 희망이 있다는 것이다. 유 전 원내대표가 사퇴기자회견에서 더 절실한 마음으로 꿈을 이루기 위한 길로 계속 가겠다고 여운을 남긴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직에서 물러난 유 전 원내대표는 한 동안 휴식을 취한 뒤 상임위 활동을 시작으로 반경을 넓혀나갈 것으로 알려졌다. 당분간은 몸을 낮추겠지만, 멀지 않은 시점에 굵직한 행보를 보일 것이라는 게 정치권 관계자들의 공통된 관측이다. 그의 향후 행보에 정치권의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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