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위원회의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추진에 이통사들이 관망세를 취하고 있다. 사진은 임종룡 금융위원장.<출처=뉴시스>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정부의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이 구체화되는 가운데 국내 이동통신사들은 대부분 관망세를 취하고 있다. 현행 은행법상 산업자본이 은행업에 진출해도 4%까지의 지분만 참여 가능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은행-산업자본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상호출자제한기업에 해당하는 이동통신사들은 대상이 안돼 큰 메리트를 느끼지 못하는 실정이다. 그 중 KT가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어 관심이 집중된다.

◇KT “은행권들도 IT기술 필요로 할 것” vs SK텔레콤·LG유플러스 “관망 중”

KT는 작게나마 태스크포스(TF팀)를 구성해 사업모델을 검토하는 등 이통3사 중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역시 상황변화를 모니터링 한다는 입장이지만 가능성을 보고 추진하고 있다는 것.

KT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현재 상태에선 저희가 주도해서 할 수 없어 긍정적으로 사업모델을 발굴, 검토하고 있다”며 “연계하는 사업모델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KT가 갖고 있는  모바일 서비스와 빅데이터 기술에 대한 시너지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중금리대출시장 진출과 관련해 빅데이터 정보 분석 등을 통해 고객의 요구에 맞춘 상담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또 “IT기술을 갖고 있으니 은행권에 기술컨설팅도 가능하다”며 “결국 참여를 검토하는 입장에서도 브랜드네임과 기술력을 가진 업체들을 찾으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재 확정된 것은 없다”며 “제1금융권보다 제2금융권쪽에서 검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아직 시장추이를 지켜보고 있다며 대조를 보였다. 양측의 관계자들은 “현재 법적인 상황이나 시장의 트랜드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예의주시하는 단계”라며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입을 모았다.

◇KT만 적극추진 왜?

KT의 이 같은 결정은 추후에도 참여지분비율이 늘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 선 진출을 통한 시장선점 효과를 보기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18일 인터넷전문은행 도입방안을 발표하며 산업자본의 은행업 진출지분을 현행 4%에서 50%까지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상호출자제한기업은 규제완화대상에서 제외할 것으로 알려져 이동통신3사가 은행업에 진출해도 참여지분을 늘릴 길이 없다. 즉 어짜피 최대 4%의 지분만 보유가 가능하다면 먼저 진출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는 것.

특히 KT는 자회사 케이티캐피탈을 보유하면서 대출시장에서의 빅데이터 활용방법도 나름 축적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노하우를 바탕으로 중금리대출시장에서 IT기업으로 진출한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추측된다.

반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아직 인터넷전문은행의 시장성이 입장되지 않은 상황에서 최대 4%의 지분만 가지고 진출하기엔 리스크를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SK텔레콤은 페이핀(PayPin∙SK플래닛), LG유플러스는 페이나우(Paynow)라는 간편결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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