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권 내 신당 창당설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당명 쟁탈전이 불거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 6월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천정배의 금요 토론회, 개혁정치의 국가비전 모색'에서 무소속 천정배 의원이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시사위크=우승준 기자] 야권 내 신당 창당설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당명 쟁탈전이 불거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신당 창당설 중심에 선 천정배 무소속 의원이 민주당 당명을 이용한 신당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천정배발 신당추진 세력과 원외정당 ‘민주당’의 연대설이 고개를 든 셈이다.

지난 2일 야권 관계자 등에 따르면 신당 추진 세력과 새정치연합 탈당 당원들, 원외정당인 민주당이 손발을 맞추고 있다. 신당 추진 세력은 ‘민주당’ 간판을 통해 야권 정통성을 확보할 수 있다. 민주당 역시 외연확대의 추진력을 얻을 수 있다.

특히 신당 추진 세력이 야권 상징으로 불리는 ‘민주당’이라는 당명 간판을 확보할 경우, 제1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현재 새정치연합을 바라보는 호남 민심이 흉흉하기 때문이다.

◇ 야당 정통성 확보 위한 신당 세력과 새정연의 줄다리기  

우선 민주당 당명으로 정치권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는 원외정당인 민주당은 강신성 정원산업개발 회장이 대표직을 맡고 있다.

앞서 김한길 대표 체제의 민주당과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연합이 합당하자, 새천년민주당 발기인 출신 강신성 씨 등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민주당’이라는 이름을 등록했다. 강신성 씨가 민주당 당명 우선 사용권을 갖게 된 것이며, 새정치연합은 당명을 사용할 수 없는 형편이다.

그러나 이를 새정치연합이 곱게 볼 리 없다. 지난달 30일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당명이 좀 불편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31일 박지원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부르기 쉽고 기억하기 좋은 민주당으로 돌아가자고 다시 제안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민주당명을 신당 세력에게 넘겨줄 경우, 새정치연합은 내년 총선에서 직격탄을 맞이할 것이란 관측이다. 야권 정통성을 확보하지 못한 제1 야당에 대한 야권 지지층과 호남 민심이 요동칠 것이란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 같은 분석이 힘이 실리는 이유는 천정배 의원이 지난 7·30재보궐 선거에서 광주서구 지역구에서 당선된 점이다. 호남지역은 제1야당의 텃밭으로 불리며, 광주는 심장부 같은 곳이다. 연이은 계파갈등 봉합 실패로 구설에 오르는 새정치연합 입장에서 ‘민주당’ 당명까지 내준다면 ‘야권 정체성’뿐만 아니라, ‘당 정체성’도 구설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민주당 간판을 놓고 새정치연합과 신당 추진 세력 간의 충돌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한편 ‘신당 추진 세력-민주당간 연대설’이 야권을 긴장의 분위기로 몰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은 ‘새정치연합과 신당 세력간의 줄다리기’로 인해 몸값을 부풀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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