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웅제약

[시사위크 = 이미정 기자] 제약업계에 ‘M&A’ 바람이 불고 있다. ‘약가인하’와 ‘리베이트 규제’로 제약업계의 영업환경이 악화되면서 제약사들은 M&A를 통해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는 것. 대웅제약 역시 이런 흐름을 따르고 있는 곳 중 하나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9월 윤재승 회장 체제가 출범한 이후, 기존의 소극적인 경영방식에서 벗어나 M&A 시장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 결과 지난 5월엔 뛰어난 바이오 의약품 개발력을 갖춘 제약사 한올바이오파마의 깜짝 인수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 M&A로 신약 개발 역량 강화 

올해로 창립 70주년을 맞은 대웅제약은 적극적인 투자와 신약개발로 세계 100개국에 수출 네트워크를 구축해 2020년까지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뛰어넘는 글로벌 제약기업이 되겠다는 청사진을 품고 있다.

이런 포부를 실현시키기 위해 대웅제약은 ‘한올바이오파마’를 인수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한올바이오파마 지분 30.08%를 인수해 최대주주로 올라선 대웅제약은 지난달 31일부터는 이 회사에 대한 본격적인 공동경영에 돌입한 상태다. 

제약업계에선 일단 인수 시너지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1973년 설립된 한올바이오파마는 바이오신약 및 바이오베터, 개량신약, 합성신약 분야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 중견제약사로, 항생제와 주사제 분야에 대한 기술력과 생산라인을 보유하고 있는 곳이다. 

아울러 지난 10년간 1200억원을 R&D(연구개발)에 과감한 투자를 집행한 덕에 임상단계인 신약만 10여개에 이르며, 해외특허 90건을 포함해 모두 151건의 등록특허를 갖고 있다. 대웅제약으로선 그간 약점으로 평가받았던 신약개발 능력을 보강하고, 사업포트폴리오를 강화하게 된 셈이다. 

하태기 SK증권 연구원은 “대웅제약은 신약부문에서 취약한 것으로 평가받아왔지만 한올바이오파마 인수로 항생제 생산라인 효과와 연구개발력 보강이란 시너지가 예상된다”며 “특히 대웅제약의 뛰어난 마케팅력을 이용해 한올바이오파마의 제품 매출 성장도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제 관건은 ‘공동경영 체제’를 효과적으로 운용하면서 인수 시너지를 극대화시키느냐에 달려있다.

한올바이오파마의 경영은 대웅제약 경영진과 기존 한올바이오파마 경영진으로 양분돼 꾸려졌다.

양사는 공동경영을 통해 ▲제품∙영업 ▲생산∙R&D ▲글로벌부문 등 분야에서 시너지를 높일 계획이다.

우선 제품 영업부문에서는 항생제·지사제 확보를 통한 제품 포트폴리오 강화, 공동판매, 대웅제약의 영업시스템 접목을 통한 한올바이오파마의 영업력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생산부문에서는 양사의 공장을 공동 활용하는 체계를 구축, 공장간 생산품목 조정을 통해 생산효율과 외부 수탁생산량을 증대할 예정이다.

◇ 공동경영 시너지, 매출로 이어질까

또 R&D부문에서는 자가 면역질환 치료용 항체신약 및 안구건조증 치료용 단백질 신약, 복합신약 등 네가지 품목에 대한 신약개발 파이프라인을 보강키로 했다.

글로벌 진출에 있어서도 협력을 높이기로 했다. 해외지사, 연구소, 공장 등 글로벌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고, 이미 해외 진출 제품에 대해서도 해외 영업∙마케팅 협력으로 글로벌 진출을 더욱 가속화할 방침이다.

만약 이런 계획들이 삐걱거림 없이 원활하게 이뤄진다면 양사의 동반 매출 상승도 기대해볼만하다. 다만 신약 연구들은 대부분 아직 임상실험단계라는 점에서 직접적인 현금 창출로 이뤄지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추가 비용이 지속적으로 들어갈 수 있는 점을 감안해 인수 시너지를 제한적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한편 제약업계는 약가인하제도 시행, 리베이트 관련 규제 강화 등으로 수익성이 전반적으로 악화되고 있다. 대웅제약의 경우, 불법리베이트 적발로 지난 4월 의약품 5개에 대한 ‘약가 인하’ 처분을 받기도 했다. 여기에 식약처가 주요 제약사 제품들에 대한 추가 약가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 제약업계의 한숨은 깊어가고 있다. 이번 ‘한올바이오파마’ 인수가 대웅제약의 성장 발판을 마련해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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