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정수진 기자] 우리나라 고유의 콩 발효음식인 청국장이 비만 여성의 혈중(血中) 중성 지방(triglyceride) 수치를 낮추는데 효과적인 것으로 밝혀졌다. 혈중 중성지방 수치가 높으면 동맥경화ㆍ뇌졸중ㆍ심장병 등 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0일 사단법인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세명대 한의학과 김형준 교수팀이 청국장이 여성의 혈관 건강에 미치는 효과를 연구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이 연구결과(대두발효물 섭취가 비만 여성의 혈청 지질 농도와 체중 및 체지방 감소에 미치는 영향)는 ‘대한한방부인과학회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김 교수팀은 체중관리에 실패한 경험이 있는 비만 또는 과체중 여성 53명을 대상으로 2014년 5월∼9월 ‘청국장 섭취 그룹’과 ‘비(非)섭취 그룹’으로 나눈 뒤 12주간 비교 관찰했다.

연구 결과 청국장 섭취 그룹의 평균 혈중 중성지방 수치는 청국장 섭취 전 106.9㎎/㎗에서 섭취 12주 뒤 95.1㎎/㎗으로 12%(11.8㎎/㎗) 감소했다. 반면 청국장 비섭취 그룹의 평균 중성지방 수치는 같은 기간 124.8㎎/㎗에서 131.4㎎/㎗으로 오히려 약간 증가했다. 하지만 혈중 총 콜레스테롤ㆍLDL 콜레스테롤ㆍHDL 콜레스테롤 수치에선 큰 변화가 없었다.

청국장의 콜레스테롤 저하 효과는 연령별로 다르게 나타났다. 40대 미만 젊은 여성의 경우 혈중 총 콜레스테롤 수치가 섭취 전 평균 183.4㎎/㎗에서 12주 뒤 179.3㎎/㎗로 4.1㎎/㎗ 감소한 데 비해 40대 이상 여성에선 청국장 섭취 전(192.4㎎/㎗)과 섭취 12주 뒤(192㎎/㎗) 결과가 거의 차이가 없었다. 이는 혈관 건강에 미치는 청국장의 긍정적인 효과가 젊은 여성에서 더 두드러짐을 의미한다.

우리 몸의 지방은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으로 구성된다. 이 중 물에 녹지 않는 지방인 중성지방은 포도당과 더불어 세포의 중요한 에너지원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과다한 중성지방은 혈관 건강에 해로운 콜레스테롤(LDL 콜레스테롤)이 쌓이는 것을 돕고, 이로운 콜레스테롤(HDL 콜레스테롤)의 분해를 촉진한다. 일반적으로 권고되는 혈중 중성지방 수치는 150㎎/㎗ 미만이다.

대두(콩)를 발효시킨 청국장엔 혈관 건강을 돕고 비만을 억제하는 고초균(바실러스 서브틸리스)이 들어 있다. 고초균은 혈관 속 지방인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을 분해시키는 작용을 한다. 공기ㆍ마른 풀ㆍ토양 등 자연계에 널리 분포하는 고초균은 청국장과 메주를 만드는 데 흔히 쓰인다.

고초균은 산소를 싫어하는 유산균과는 달리 산소를 좋아하는 호기성(好氣性) 세균이다. 청국장을 섭취해서 대장(大腸)까지 내려간 고초균이 산소를 먹어 치우면 대장은 혐기성 세균인 유산균이 자라기에 더없이 좋은 환경이 된다. 청국장의 단백질은 고초균에 의해 아미노산으로 잘게 쪼개진 상태여서 그만큼 흡수가 잘 된다. 콩을 가장 효과적으로 먹을 수 있는 방법으로 청국장이 추천되는 것은 그래서다. 청국장에 든 고초균은 최대한 많이 섭취하는 것이 건강에 이롭다. 청국장을 끓일 때도 가능한 한 고초균을 많이 살리는 조리법을 택해야 한다. 찌개가 끓을 때 일단 불을 끈 뒤 청국장을 풀어 넣으면 고초균이 더 많이 살아남는다.

한편 청국장은 현대인의 3대 건강식품(발효식품ㆍ채소ㆍ콩) 가운데 두 가지(발효식품ㆍ콩)를 겸비한 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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