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꼬방동네 사람들'의 실제 모델인 '빈민의 친구' 허병섭 목사가 27일 오후 4시30분 패혈증으로 향년 71세에 별세했다. 

허 목사 별세 소식이 전해지자 정치권과 노동계, 시민단체가 함께 슬퍼하고 있다.
 
1941년 경남 김해에서 태어난 허 목사는 한국신학대학을 졸업하고 1974년 수도권 특수지역 선교위원회 활동을 계기로 빈민운동에 뛰어들었다.
 
이후 동대문구 신설동 꼬방동네에서 빈민사역을 하던 중 교도소에 수감되는 등 유신체제 아래에서 5차례 고문과 옥살이를 겪었고 1976년에는 하월곡동 일명 '달동네'에서 민중교회인 동월교회를 설립했다.
 
6년뒤 허 목사는 국내 최초의 탁아방으로 평가받는 '똘배의 집'을 만들었고, 똘배의 집은 탁아소 입법화의 단초가 됐다.
 
이후 허 목사는 '빈민과 함께 하겠다'는 뜻을 실천하기 위해 목회일을 그만두고 미장일을 익힌 뒤 막노동판에서 도시노동자로 생활했고 1990년에는 노동자 공동체인 '건축일꾼 두레'를 만들었다.
 
2005년에는 최초의 대안대학인 녹색대학 창립에 앞장서기도 했다.
 
시민사회단체와 종교계 인사로 이뤄진 허병섭 목사 장례위원회는 고인의 업적을 기려 민주사회장으로 장례를 치르기로 했고 유족으로는 부인 이정진씨와 딸 미라·가옥·현옥씨, 아들 동섭씨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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