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진후 정의당 원내대표는 "지금의 정치체계, 기득권 정치를 타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사위크=우승준 기자] ‘동분서주’(東奔西走)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동쪽과 서쪽으로 빠르고 분주히 움직인다는 뜻이다.

이 고사성어와 어울리는 국회의원이 있다. 바로 정진후 정의당 원내대표다. 실제 국회에서 특별 위원회가 구성될 때마다 정진후 원내대표의 이름은 빠지지 않고 등장했다. 정진후 원내대표는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를 비롯해 메르스대책특위, 세월호국정조사특위, 국민안전특위, 공무원연금개혁특위, 진주의료원국정조사특위 등 다양한 특위에 참여했다.

정진후 원내대표가 참여한 특위들은 대부분 사회적 쟁점이 되는 사안들이다. 현재 그가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정의당 노동시장개혁똑바로특위’만 봐도 알 수 있다.

특히 정진후 원내대표는 쟁점 사안들과 관련해 사회적 약자 편에서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013년 진주의료원 폐원과 관련해 ‘공공의료 정상화’를 촉구했다. 또 지난해 어린이집 CCTV 설치 의무화와 관련해 ‘반대토론’을 펼치며 ‘보육계 전반의 걸친 체제 개혁’을 강조했다. 그가 올곧은 신념으로 의원직을 수행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래서일까. 정진후 원내대표는 지난 6월 9일 정의당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의 만장일치로 신임 원내대표에 선출됐다. 다양한 특위 참여에서 보여준 그의 구슬땀 맺힌 노력이 빛을 본 것이다.  

의원들의 만장일치로 원내대표직에 선출된 정진후 원내대표는 심상정 대표와 내년 총선을 총괄한다. 더욱이 진보정치 재편과 결집을 위해 국민모임과 노동당, 노동정치연대 3당과의 통합과정에서 정의당은 중추적인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더욱이 천정배발 신당 창당과의 연대설도 서스럼 없이 등장하고 있다. 정진후 원내대표의 과제가 막중하다는 것이다.

이에 <시사위크>는 지난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정진후 원내대표를 만나 진보정치 재편의 현주소와 야권발 신당 창당과의 연대설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 압도적 찬성으로 원내대표직에 선출된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우선 우리 정의당에는 의원님들이 몇 분 안 계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의원님들이 훌륭한 자질을 가지셨다. 또 (제가) 원내로 들어오기 전이나 원내로 들어와서나, 모든 당원들과 의원님들은 각자의 역할을 꾸준히 훌륭하게 수행해주고 있다.

또 다른 정당에 비해서 우리 당은 사실상 계파가 존재하고 있지 않다. 여기에 제가 부족하지만 굉장히 편안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웃음) 때문에 당선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아울러 정의당의 원내대표직이란 우리 당 의원님들의 의원활동을 편안하게 보좌해주는 자리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편안한 이미지를 가진) 제가 선출된 것이 아닌가 싶다. 능력으로만 본다면 다른 분들이 충분히 맡으실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정진후 원내대표는 지난 6월 9일 원내대표 당선될 당시 “제3당의 원내대표로서 국민들에게 희망과 미래의 비전을 밝힐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정진후발 정의당 원내지도부는 어떠한 비전행보를 선보이고 있는가.

“무엇보다도 우리 당을 바라보는 분들에게 희망을 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하나는 ‘정치개혁’이고 또 하나는 ‘노동개혁’이다.

이 두 가지를 가장 중요한 내용으로 삼고 있다. 아시다시피 우리 선거제도의 정치형상은 양강 대립 구도로만 형성이 돼 있다. 사회는 매우 많은 발전이 이뤄졌다. 국민들은 다양한 의식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국민들의 다양한 목소리가 수렴되야 한다.

하지만 정치적으로는 수렴되고 있지 못하고 있다. 이는 선거제도 때문이라고 생각하며, 이에 사실상 절반의 가까운 국민의 표가 사표가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선거제도를 어떻게 바꿔내느냐가 중요하다. 국민들의 다양한 목소리가 국회에 수렴되고 반영될 수 있는 통로를 만드는 것. 선거재도 개편을 통한 정치개혁을 중요한 과제로 여기고 있다.

다음으로는 노동개혁이다. 모든 문제가 노동자들의 탓으로 돌리는 정부의 무능을 바로 잡는 것이다. 그래서 노동시장을 올바로 개편해서 이것에 대한 변화를 노동자들이 느끼고 정치에 희망을 가지게 하는 것을 과제로 삼고 있다.”

- 두 과제의 행보를 조금 더 설명해준다면.

“선거제도와 관련해서는 우리 당의 의견을 계속해서 내고 있다. 그래서 정당명부비례대표를 통해서 국민들의 소중한 한 표, 한 표가 그대로 정치적으로 수렴될 수 있게 선거개편을 하자는 것이 중론이다.

노동개혁과 관련해서는 특별위원회를 만들었다. 원내대표인 제가 특위 위원장을 맡아 개혁의 주제들을 추리고 있는 상황이다.”

▲ 정진후 정의당 원내대표.
- 총선과 관련된 질문을 하겠다. 지난 7.30 재보궐 선거에서 야권은 매우 위태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제1야당 새정치연합의 전패는 물론, 정의당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다고 생각한다. 광주서구을(강은미 후보)과 인천강화을(박종현 후보) 지역구에서 10%에 미치지 못하는 득표율을 거뒀기 때문이다. 이를 보안할만한 대안을 모색하고 있는가.

“진보정당이 분열됐고, 통합진보당이 해산됐다. 이에 정의당이 새로운 체제를 구축해서 원내 유일한 진보정당으로서의 역할을 하게 됐다. 사실상 당 체제나 우리당이 하고자 하는 일이 제대로 국민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보궐선거를 맞이했다고 생각한다.

비록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지만 끊임없이 도전했다고 생각한다. 어려운 여건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보궐선거’라는 과제를 회피하지 않고, 국민에게 우리의 존재와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일, 우리 당의 인물을 알렸다고 생각한다.

이제 겨우 우리 당이 3년 됐다. 창당 초기 1%에 머물던 지지율이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많게는 10% 가까이 육박했고, 최소한 5% 이상 지지를 받는 정당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 실패의 과정들이 실패로 끝나지 않고 계속해서 나아갈 거름으로 작용할 것이다. 따라서 우리당은 소중한 경험을 쌓고 계속해서 당을 알려갈 것이다.”

- 향후 총선에서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란 얘기인가. 또 정의당은 ‘국민모임-노동당-노동정치연대’ 등과 재편 및 통합을 얘기한 바 있다. 이 사안의 현주소는 어떠한가.

“저희는 향후 20대 총선에서는 지금 구성된 원내교섭단체 그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금의 정치 이것을 낡은 정치구도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대로 앉아서는 빛 좋은 미래를 볼 수 없다고 생각한다.

국민들이 정치적 불신이 극에 달하고 있다. 이는 1, 2년 된 것이 아니라 오래 지속돼 온 것이다 따라서 국민들의 정치적 불신을 해소할 수 있는 정당은 우리 당이 유일한 정당이 될 것이다.
 
지난 6월 4개당이 공동 선언을 했다. 실질적인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4개당이) 진보가 파편화된 상태로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절박함을 가장 크게 공감하고 있다. 또 진보의 발전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따라서 진보정치를 원하는 일부 여론을 실망시켜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모든 힘을 다해서 진보 결집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진보가 결집해서 진보 정치를 희망하는 국민도 참여할 수 있는 안정된 운영체제를 만드는 것이 우리의 1차 목표다. 가시적으로 오는 10월 중에는 운영체제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정진후 정의당 원내대표.
- 천정배 무소속 의원의 신당 창당과 정의당의 연대도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지금의 정치 체제, 기득권 정치를 타파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연대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천정배 의원이 제기하는 ‘천정배의 정치’는 구체적으로 들은 바가 없다. 기존의 광주, 호남 지역에 안주해 있는 야당의 정치세력을 깨워서 각성시킨 점은 개인적으로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호남정치의 복원이라고 하지 않았는가. 사실상 호남 정치의식을 왜소화시킬 가능성은 없지 않은지, 좀 더 큰 차원에서 변화와 기득권 정치 타파를 외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들은 그분이(천정배 무소속 의원) 기득권 세력 변화 추구에 의지가 있는 분이라면 연대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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